#250527
프랑스에서 취업난을 겪고 있는 나를 데리고, 오늘은 윌리엄 어머니 일리안과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직접 집 앞까지 픽업하러 와주신 일리안. 최근에 오토 차량으로 새로 구매하셔서, 카펫을 받으러 현대 매장으로 갔다. 지금까지는 수동 자동차를 모셨는데, 다리가 아파서 자동으로 새로 구매하셨다. 자동차 딜러분도 소개 해주시고, 본인 대표님이 한국인이라고 반갑다며 인사도 했다.
자동차 매장 방문 후에, 옷가게도 같이 몇 군데 들렸다. 프랑스 도착해서 보니 양말이 네 켤레밖에 없어서, 양말 두 꾸러미를 구매했다. 이후에는 나는 딱히 쇼핑을 계획하지 않기도 했고, 일리안도 구매하고 싶은 스타일의 옷을 못 찾아서 점심 먹으러 꼬고.
뭐 먹고 싶냐고 여쭤보셔서, 이전에 방문했던 프랑스식 뷔페에 가자고 했다. 2-3년 전에 한번 같이 갔는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집에 계셨던 조엘도 같이 조인해서 식당으로 향했다.
뷔페식으로 음식을 파는 곳인데 다양한 엉트헤/메인요리/디저트를 맘껏 먹을 수 있다. 일리안 이웃분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가면 사장님이 손님 한 분 한 분 단골손님맞이하듯 악수하며 자리로 안내해 주신다. 음식도 맛있고 직원이랑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항상 사람이 가득하다. 저번에 왔을 때는 전식부터 너무 맛있어서 한 접시 먹고 배가 너무 불렀는데, 이제는 알아서 양을 조절해서, 디저트까지 맘껏 먹는다.
윌리엄 새아버지 조엘은 최근에 다리가 아파서 하시던 일을 멈추고 쉬고 계신데, 담당의사 예약을 한 후에 진료를 받으려면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프랑스 의료는 우리나라와 같이 건강보험이 잘되어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의사 수가 부족 하고(특히 이런 외곽지역은), 일반의의 소견서를 받은 후 다시 전문의를 예약해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시스템 때문에 한국 대비 오래 기다려야 하는 편이다. 치과 진료도 거진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한국은 당일 진료도 가능하다고 하니 놀라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식사 완료! 항상 대접만 받아서, 오늘은 내가 결제했다.
식사 완료 후에, 일리안과 둘이 영화 관람을 하러 갔다. 블로아에는 두 개의 영화관이 있는데, 하나는 독립 영화관이고 하나는 일반 영화관이다. 다만 한국 영화가 상영되는 건 못 봤다. 아쉽게도. 외화의 경우,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어로 더빙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원어로 보고 싶다면 미리 사이트에 들어가 VO(Version original)라고 표기된 시간대의 영화를 선택하면 된다. VF(Version Français)로 표기된 경우에는 프랑스어로 더빙된 버전이다.
오늘은 일리안이 미리 선택해 둔 영화 <<데 쥬 메이에어(Des jours meilleurs)>> 표를 현장에서 구매했다. 표 구매 후, 상영관으로 들어가니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이 우리밖에 없었다.
알코올 중독으로 양육권 잃은 주인공 수잔이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알코올중독치료 센터에 입소하여, 본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과 치료를 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사실 밥 먹고 보러 간 거라 좀 졸았다.. 안 졸려고 노력은 했는데. 불어라서 잘 안 들리기도 하고ㅠㅠ. 그래도 대략적인 흐름은 따라갔다. 지금 보니, plan coeur에 출연한 샤를로트도 주연 인물 중에 한 명으로 등장한다. 영화가 끝나고 일리안이 알코올 중독으로 돌아가신 친구 이야기도 해주셨다. 최근에 이혼숙려캠프에서 알코올중독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 사례를 봤는데, 진짜 술이 주변에서 접하기 쉽기도 하지만 중독이 되면 무서운 거구 나를 크게 느끼게 해 줬었다. 뭐든지 적당한 게 좋은 법.
영화를 마지막으로 일리안과 오늘 데이트 마무리. 불어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못 알아 들어도 알아들은 척하며 d'accord만 말해도 일리안은 내 불어 귀가 트이라고 계속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면서 말씀해 주신다. 진짜 따듯하신 분. 여기 있는 동안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