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마음의 산책
여섯 시에 깨어
아홉 시에 꺼지는 삶을
나는 매일 반복합니다
달그락거리는 밥숟가락 소리와
아이의 잔소리를 담은 리코더 연습,
필통 속 연필이 제자릴 못 찾아 헤매듯
엄마 마음도 가끔 엉켜 있습니다
출근 전
냉동 블루베리를 넣고
학교로 향하면
나는 또 다른 아이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혼을 내던 날 밤,
잠들지 못한 마음은
아직도 책상 위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 살 막내가 잠들면
나는 비로소 나를 꺼냅니다
선생님도, 엄마도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 앉아 있는 시간
오늘도 마음속에 핀
작은 꽃 하나를 바라보며
나는 느린 산책을 합니다
소란스러운 하루 끝
조용히 피어나는 나를 만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