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외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아침에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아침 7시, 문자를 받기에는 이른 시간입니다. 핸드폰 알림 하나에 가슴이 먼저 반응합니다.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화면을 바라봅니다. 문자를 누르기도 전에 머릿속을 스치는 장면들이 지나갑니다.
누군가 우리 아이를 괴롭혔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가 무슨 일로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일일까요. 문자를 보기도 전에 숨이 조금 막힙니다. 문자를 눌렀습니다. 화면이 바뀌고 글자가 떠오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날씨가 더워져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히려고 하는데, 아이가 선생님이 안 된다고 했다고.
입어도 되는 거죠?
아…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얘들아, 날씨가 많이 더워졌지?"
"이 정도 날씨면 이젠 반팔과 반바지 입고 등교해도 괜찮아."
제가 이 말까지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말하면서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 말이 끝나자마자 몇몇 아이들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립니다.
"와!"
저는 함성을 지르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잠깐 쳐다봅니다.
... 왜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걸까요.
아이들을 둘러봅니다. 그 아이만 반팔을 입고 왔습니다. 당당한 얼굴이었습니다.
다음날, 더 많은 아이들이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왔습니다. 긴팔을 입은 아이들도 외투 안에 반팔을 입고 있었습니다.
1교시가 끝났습니다. 아이 하나가 교탁 옆으로 조용히 다가옵니다.
"선생님"
"저 긴팔 벗고 반팔만 입고 있어도 돼요?"
그 말을 듣고 잠깐 웃음이 났습니다. 어제 분명히 말했는데, 또 묻습니다. 그래도 바로 대답합니다.
"물론이지, 언제든 벗어도 괜찮아."
아이는 제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외투를 살그머니 벗어 의자에 걸어 둡니다. 저는 그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괜히 시선을 다른 쪽으로 옮깁니다.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학기 초부터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훌쩍거리며 콜록거리는 아이가 많았습니다.
"아직 날씨가 추우니, 반팔, 반바지는 안 돼요.
긴팔, 긴바지 입고 꼭 외투도 챙겨 입으세요."
환절기 땐 항상 하는 말이었습니다.
매년 습관적으로 하는 그 말이 아홉 살에게는 어떻게 남았을까요.
반팔, 반바지 금지.
아마 그렇게였겠지요.
최근 날씨가 더워졌습니다. 창밖으로 여전히 벚꽃이 흩날리는데, 교실 안 공기는 이미 여름이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면 아이들 볼이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그래서 오늘, 어제 한 말을 다시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하나가 와서 또 묻습니다.
"선생님, 저 벗어도 돼요?"
이게 뭐라고. 계속 확인을 받으려는 게 조금 웃기기도 하고, 괜히 미안하기도 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를 한 번 더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