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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조용필_심장이 바운스바운스 두근대 들릴까봐겁나!

by 마음리본

운동회도 지나고,

날도 서늘하니 공부다운 공부를 하려던 찰나!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게 있으니

바로 사랑의 짝대기!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교실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묘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딱 보니 누구랑 누구,

얘랑 쟤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어? 얘는 짝사랑하는 것 같은데?

이럴 땐 내가 참 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짝사랑이랑 재채기는 숨길 수 없다고 누가 그랬나?

아이들 눈빛만 봐도, 숨소리,

고개돌림 한 번에도

앞에서 수업하는 선생님은 단번에 알아챈다는 걸 아이들은 알까?



"선생님, 수현이가 인규 좋아한대요~~"

우리 반 수다쟁이가 옆 친구의 연애사를 고자질한다.

"야~~ 말하지 말랬잖아."

수현이가 얼굴이 빨개지고,

인규는 알고 있었다는 듯, 무덤덤한 표정이다.

"그으래? 근데, 친구의 개인 정보를 동의를 얻어야지, 그럼 친구가 불편할 수 있어."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하지만, 동의없이 그 친구의 비밀을 말하는 건 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조심하자."

"네..."

"그리고, 고백하고 싶으면 편지를 쓰던지,

톡을 하던지 해서 마음을 전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선생님, 초등학생이 이성교제 해도 돼요?"

"뭐, 안 될 게 있어? 건전하게만 사귀면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엄마는 대학 갈 때까지 연애는 하면 안 된대요. 공부에 방해된다고."

"대학 갈 때까지면 너무 멀지 않니? 건전하게 사귀는 건 난 찬성!"

아이들은 마침 국어시간 토론 주제를

<초등학생이 이성교제를 해도 되는가?>로 하자고 한다.

정말이지 초집중하여 열띤 토론이 한바탕 벌어졌다.


사랑의 떨림을 노래한 많은 곡들 중에서도

첫사랑의 떨림과 두근거림을 노래한 명곡이 있다. 바로 조용필의 <Bounce>

이 노래가 나온 해, 가르쳤던 아이들은 유난히

같은 반 혹은 다른 반에까지

사랑의 짝대기를 그어댔다.


그대가 돌아서면 두 눈이 마주칠까
심장이 Bounce Bounce 두근대
들릴까 봐 겁나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
밤새워 준비한 순애보 고백해도 될까

https://youtu.be/_uYx13TPm-A?si=0VZ2aIgRACc2GUG9

가왕 조용필의 2013년 곡, 무려 63세에 발매된.

조용필의 10년만의 신작이자 정규 19집인 '헬로' 앨범
'바운스(Bounce)'는 아이돌 가수부터 중견 뮤지션, 각계각층의 사회적 명사들에게'전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주요 포털 사이트들의 검색어와 국내에 존재하는9개의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하는 등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면서, 가요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 네이버 바이브 앨범 소개 중 -
프로듀서 MGR(박용찬), 박병준은 “이번 앨범의 기본 모토를 '유대(Bonding)'”라고 밝히며, 조용필의 지나온 역사와 그의 새로운 음악의 유대, 그의 오랜 팬들과 그를 처음 접하는 젊은 팬 층과의 유대를 이번 앨범에서 표방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대체로 밝고 빠른 비트의 노래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떼창하면 여지없이 그 곡은 대박이 된다.

조용필의 <바운스>는 앨범 소개에 나온대로, 12살 초등학생들과도 유대하게 되었다.



이 노래는 대신 다른 친구가 고백해주는 용도로 많이 쓰였다.

용기없어 고백하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다른 친구가 복도에서 큰 소리로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 들릴까 봐 겁나'를 거의 외치다싶이 노래하곤 했다. 현대판 세레나데라고나 할까?


처음 본 순간부터 네 모습이
내 가슴 울렁이게 만들었어
Baby You're my trampoline
You make me Bounce Bounce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이의 울렁이고 두근거리는 마음이

전주의 건반 소리에서부터 느껴진다.


짝사랑하는 아이와 우연히 같은 짝꿍이 되거나

같은 모둠이 되면 표정부터가 달라진다.

빼빼로데이를 빌어 몰래 고백하고 싶은 친구의 실내화주머니에 빼빼로를 넣거나

책상 서랍, 사물함에 넣고 친구의 반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학교 오는 길에 우연히

그 친구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어쩌다 마주친 날이면 시간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날부터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Bounce Bounce
망설여져 나 혼자만의 감정일까
내가 잘못 생각한 거라면 어떡하지 눈물이나


"선생님, 얘 차였대요. 위로해 주세요."

"영원한 모태솔로인건가?"

주위 친구들이 위로랍시고, 바운스 노래를 불러준다.

"괜찮아요. 뭐 좋아하는 건 제 맘인걸요."

수현이가 쿨하게 다른 친구로 마음이 옮겨갔다고 귀뜸해준다.

"그래, 수현아. 좋아하는 마음은 속으로 하자.

괜히 이 친구 저 친구 알게 되면 곤란해져."


그래도, 수현이의 용기가 부럽다.

실컷 좋아하고 고백도 해 보고, 차여도 보고...

그 시절만 할 수 있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경험하며 수현이는 한뼘 더 자랐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정리할 줄도,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는지도 배웠으리라.




"선생님, 저 영석이랑 사귀기로 했어요."

"진짜? 대박! 드디어 우리 수현이 모태 솔로 탈출?"

"네, 영석이가 저한테 먼저 고백했어요."

"그으래? 수현아, 멋지다. 부럽다. 이쁘게 사귀길 응원할게.

근데 절~대 공개는 하지 마."

"네, 그럼요. 지난 번에 완전 흑역사로 남았잖아요. 창피하게."


별처럼 반짝이는 눈망울도
수줍어 달콤하던 네 입술도
내겐 꿈만 같은 걸
You make me Bounce


깊어가는 가을,

우리들의 사랑도 무르익어간다.

이성간의 풋풋한 사랑이든,

진한 우정이든,

스승과 제자 간의 따뜻한 소통이든...

한뼘 더 깊은 사랑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보자.

퍼올려도 퍼올려도 없어지진 않을테니.


밴드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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