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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IVE_Life is 아름다운 갤럭시

Be a writer, 장르로는 판타지!

by 마음리본

학예회, 그 찬란하게 빛나는 기억!


가는 계절을 즐기느라 바쁜 선선한 가을 끝자락,

학교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학예회 준비로 바쁘다.

(학교는 바쁘지 않은 계절이 없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1년이 훅 지나간다.

내 나이도 한 살 한 살 늘어간다.)


시골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나는

전교생이 다함께 강당에 모여 학예회를 했었다.

노래를 좋아해서 초 3년, 중 3년, 고 3년 내내

교내 중창단 활동을 했다.

모두가 모인 학예회에서 중창단은

특별 찬조 출연이라는 이름으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연을 했다.

노래와 화음이 주이긴 했지만,

때론 가사에 맞는 율동을 곁들인

생각해보면 자칭 걸그룹(?)이었던 것 같다.

다소 촌스럽고, 어설펐지만

공연을 하는 우리만큼은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자, 일단 자신이 잘 하는 걸 뽐내는 학예회니 정말 부담없이

잘하는 것 1개 이상씩 참여하도록 하자.

여러명이 같이 해도 되고, 혼자 해도 돼.

기본적으로 우리가 함께 배운 리코더랑 오카리나 팀별 연주가 있으니까

그 외 1개만 더 하면 되겠네?"

"선생님, 여러 개 해도 돼요?"

"음... 그렇긴 한데, 그래도 1인 2개까지로 제한할게. 혼자만 독주하면 안 되니까."

"독주가 뭐에요, 선생님?"

"혼자 계속 나오는 거잖아, 넌 그것도 몰라?"

"어...? 친구 존중하는 말하기!"

"네..."


학급에서 조촐하게 하는 학예회.

반 아이들이 관객이자, 주인공인 행사.

혹여나 소외되는 아이들이 있을까

미리 리코더, 오카리나 팀을 짜 연습을 시켜둔다.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선생님, 저는 할 게 없는데요?

저는 같이 할 친구가 없어요.

참여 안 해도 돼요?"

라고 시무룩히 묻는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리코더 연주 말고는 안 해도 되죠?"

"응, 물론이야. 정 할 게 없으면 그래도 돼. 근데 그냥 나를 보여주는 거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거라도 가지고 와서 발표하면 좋을 것 같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앞에 나와 보겠니?"

"전 앞에 나가는 게 부끄러워요."


아이들은 정말 다양하다.

학교는 같은 것이라곤 없는 수십개의 서로 다른 별들이 모인 행성이다.

그러니 각자 존중받아야 한다.

누구는 공부를 잘해서 수학 시간마다 앞에 나와 문제 푸는 게 쉽고,

누구는 운동을 잘해서 체육 시간에 발야구 공을 운동장 끝까지 날려 찬사를 받기도 한다.

누구는 춤과 노래를 잘 하고, 개그를 잘 하고, 악기 연주를 잘 하고, 태권도를 잘 한다.

그러니, 학교는 모든 아이들이 당당히 자신의 재능을 뽐낼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판을 깔아주어야 한다.

학예회가 필요한 이유다.


몇 년 전까지 학예회는 학부모 초청이 기본이었다.

그랬기에 학부모와 담임의 부담이 꽤 컸다.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다른 부모들에게 보여지는 게 부담이었고

담임은 학부모들이 보면서 담임의 준비태도를 지적할까 부담되었다.

--- 대치동 학교에서는 학부모들끼리 팀 짜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누구누구만 같이 팀한다더라, 우리 애는 배제되었다더라

경쟁이라도 하듯 학부모들끼리 편을 가르고,

학원을 압박해 다른 팀보다 멋진 무대를 하려고 갖은 기싸움을 벌이곤 했다.

그 때 이후, 학교에서 학부모 초청 학예회가 사라졌다---

지금은 학급에서 조촐한 장기자랑을 하거나,

학년별 배운 악기를 단체로 나와 연주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아이들이 적어낸 쪽지를 보니

아이브 노래가 몇 곡이나 된다.

어떤 아이들은 춤으로, 어떤 아이들은 노래로,

심지어 립싱크로, 배경음악으로..

대세는 대세인가부네.

초등학교에서 터지면 그 노래는 대박이라고.

그 해, 아이브 노래는 모든 활동, 행사마다 나왔다.


https://youtu.be/6ZUIwj3FgUY?si=DLj876_A7AtIdbeT

IVE <I AM>

초등학생 뿐 아니라, 나 같은 40대 후반의 아줌마에게도

아이브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아이돌을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외모와 노래, 사람을 홀리는 표정,

무대에서 뿜어져나오는 자신감은

예쁘고 멋있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하다.

무형문화재처럼

국가에서 보호해주어야 할 것 같은

소중하고 귀한,

마치 학예회 무대에 오른 내 새끼,

우리 반 아이들이

잘했으면 하고 응원하게 되는...

내게 아이브는 그런 느낌이다.


이거시 바로 입덕한 팬의 마음이런가?

하지만, 분명 우러러보는 팬의 마음과는 다르다.

이건... 엄마 마음.

예쁜 딸이 잘했으면, 다치지 않았으면,

어느 순간이든 빛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 놔. 내가 원영이 낳을 걸...(무뚝뚝한 아들만 둘을 낳았다 ㅜㅜ)


앨범 소개_ 네이버 바이브 중...

데뷔 1년도 채 안돼 3번의 신드롬을 일으킨 IVE(아이브)가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한다. 데뷔곡 'ELEVEN'부터 'LOVE DIVE', 'After LIKE'까지, 당당한 자기 확신과 사랑에 대한 주체성을 무기로 음악방송 통산 37관왕에 올랐고, 지난해 주요 연말 시상식에서는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모든 예측을 벗어난 정체성, 차별화된 자신감, 우아한 아름다움을 내세운 대체불가한 존재감이다. 등장과 동시에 K팝씬의 지형을 완전히 바꾼 게임 체인저 IVE(아이브)가 다시 한 번 최고의 순간을 겨냥한다. 시작부터 '완성형 걸그룹'임을 증명한 아이브의 첫 정규앨범 [I've IVE] 는 지난 8월 발매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세 번째 싱글 'After LIKE'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아이브의 정체성과도 같은 '자기애, 자신감, 자유' 등의 키워드로 다양한 변주를 들려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 과거와 현대를 결합한 뉴트로 코드와 선명하게 꽂히는 멜로디와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어떤 길을 가도 빛이 나는' 아이브의 거침없는 행보가 또 다른 신드롬을 예고한다. "넌 그냥 믿으면 돼, 보이는 그대로야" 확신의 자기고백



아마 이 곡을 작사한 김이나님도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너무 이쁜 아이브 멤버들을 보며, 쓴 가사라고 하니...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자신감과 확고한 자기애로 빛나는 아이들을 응원하고픈 마음.

실제로 인터뷰에서 김이나님은

가사가 너무 잘난 척하는 내용이라 수정해달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다른 문을 열어, 따라갈 필요는 없어

넌 너의 길로, 난 나의 길로, mm

하루하루마다 (ah) 색이 달라진 느낌 (ah)

밝게 빛이 나는 길을 찾아 (ah)

I'm on my way, 넌 그냥 믿으면 돼

I'm on my way, 보이는 그대로야


특히 투탑인 장원영과 안유진은

예전 엠넷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함께 나와 갖은 경쟁에 시달리며 아이즈원으로 데뷔 했으나 1년만에 해체됐다.

그 후, 기존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아이브'로 재데뷔,

데뷔 1주일만에 음악방송 1위라는 기염을 토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화려해보이는 이 아이들 뒤에는

엠넷 순위 조작으로 얻은 데뷔라는 악플,

근거도 없는 짜집기로 아직 스무살도 안된 장원영에 대한 악성루머 등이 따라다녔다.

아이브로 데뷔한 후에도 악플은 멈추지 않았다.

아마 질투였던 것 같다.

예쁘고 비율 완벽하고, 춤과 노래도 잘 추니까 인성까지 좋은 게 용납이 안 되었었나부다.

(원영이, 유진이를 엄마의 마음으로 응원하는 나는 이렇게밖에 생각이 안 된다.)

그런 아이브가 "나는 나야"라고 선언하는 듯한 노래 가사는 그 자체로 왠지 모르게 뭉클하다.


너는 누군가의 dreams come true

제일 좋은 어느 날의 déjà vu

머물고픈 어딘가의 낯선 view

I'll be far away, that's my-

Life is 아름다운 galaxy

Be a writer, 장르로는 fantasy

내일 내게 열리는 건 big, big stage

So that is who I am

나는 누군가의 꿈이야.

내 삶은 아름다운 갤럭시야.

악플러들을 확실하게 밟아주는 이 자기 확신 가사에 모든 이들이 항복을 선언하고 찬사를 보낸다.

왜, 가수는 제목따라 가고 영화나 드라마 작품의 성공도 제목에 있다고 하지 않나?

여러 비판을 이겨내고 우뚝 솟은 아이브는

'이제 진짜 우린 우리의 길을 가고 있어' 라고 선언하고 진짜 그렇게 되었다.


드디어 학예회 날,

아침부터 아이들은 설렘 반, 긴장 반이다.

"얘들아, 우리끼리 서로 응원해 주는 시간이라 생각해.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지 마.

그냥 당당하게 이제까지 준비한 걸 보여주면 돼. 알았지?

너희들 모습 자체가 그냥 갤럭시고, 판타지야.

그리고, 친구가 부끄러워하면 어떻게?"

"더 큰 환호성으로 응원해 주기!"

"그렇지, 잘한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우와와와~~"

우뢰와 같은 함성.

평소 박수가 습관이 된 걸까?

우리 반 아이들은 박수와 함성에 후하다.

귀청이 떠나갈 것 같다.


어느 깊은 밤, 길을 잃어도

차라리 날아올라, 그럼 네가

지나가는 대로 길이거든

One, two, three, one, two, three, one, two, three, fly up!


"앗, 다시, 다시. 다시할게요, 선생님"

아이브의 아이엠을 연습한 아이들이 뭐가 맞지 않았는지

첫 댄스 부분이 엇갈린다.

"그러엄, 얼마든지 다시 해."

"자, 응원의 박수!" 우리 반 목소리 대장이 박수 몰이를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앞에 나온 아이들을 200% 응원해 준다.


Life is 아름다운 galaxy (아름다운, yeah)
Be a writer, 장르로는 fantasy
내일 내게 열리는 건 big, big stage (ay, yeah)


어느 새, 마지막 부분 떼창과 함께 몇몇이 일어나 함께 댄스팀의 양쪽 날개가 되어 춤추고 있다.

역시나 못말린다.

오삼남 선생님의 흥 많은 제자들이라니.


마지막 순서였던 <아이엠>공연은 앵콜과 함께

다함께 일어나

한바탕 댄스 퍼레이드로 이어진다.

이럴 땐 대학 축제가 부럽지 않다(?)

는건 거짓말(?)이다.



***타인에 대해 듣게 되는 좋지 않은 말을 대하는 원영이와 유진이의 자세 _유퀴즈

https://youtu.be/T5ZRFuVL5RY?si=RqU4IjYWSBCaPCPq

유퀴즈 출연 영상


*장원영 :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니까, 주체적으로 살면 되더라고요. 내 영상 몇 초만으로 나를 판단하는 사람들의 말은 크게 타격이 되지 않아요. 사실이 아니니까, 또 내가 잘못한 거면 고치면 되고...


*안유진 :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내가 어떤 걸 해도 다 날 좋아하니까 괜찮다.


03년생인 우리 큰아들과 같거나

한살 어린 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건지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들을 벌써 통달한 듯 하다.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이래서 엄마 마음, 선생님 마음인가 보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너희들의 인생의 주인은 너야. 주체적으로 살아.

네가 옳다고 하는 것에 확신을 가져.

다른 사람 말 신경쓰지 마.

넌 이미 빛나는 존재야.

그 길을 가. 당당하게!'


우리 워녕이, 유지니

격하게 응원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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