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오삼남선생님이 들려주는 K팝이야기
11화
11화. 절필 선언
까지는 아니구요...
by
마음리본
Oct 27. 2025
군대에서 휴가 나온 아들이 한 마디 했다.
"엄마, 요즘은 살짝 글을 찍어내는 느낌이에요.
이전 <착한 척하지 마, 오삼남>은 진짜 감동이었는데."
짜식, 찍어내다니...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수가 있지?
왜, 뭐, 맨날 진지하고 힘든 얘기만 써야 돼?
좀 가볍게 나 하고 싶은 얘기 좀 쓰면 안 돼?
누가 정해놨어?
사오춘기 반항심도 사알짝 올라온다.
평소엔 공감도 잘해주고, 감정도 잘 읽어주는 아들의 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누구보다 엄마 글에 피드백도 잘하고,
정성스레 읽고 코멘트도 해 주는 큰아들 말이라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프게 다가온 건
한편에 숨겨둔 마음을 들켜서인 것 같다.
나 요즘 글을 공장에서 찍어내듯 기계적으로 쓰고 있나?
스스로 돌아보니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을 못 하겠다.
뭐 핑계를 대자면,
하도 훌륭한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읽다 보니
표현력이
풍부하고 섬세한 작가들의
글솜씨에 샘이 나고,
내 글이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열등감...
그 열등감을 피하고 싶어서
'여기에 나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지 않으니 괜찮아'라고
자기 합리화 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여기에까지 생각이 미치니 부끄럽다.
쓰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건 아닐까?
글을 쓰고, 읽는 모든 과정에 소모되는
데이터와 전기를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회의감도 밀려온다.
편히 먹고 쉬려고,
'나'에게 좀 시간을 주려고,
아이들 키우면서 육아휴직한 후
처음
쉬는건데,
매일 의무감으로
-어쩌면 아무도 기다리지 않을 글을 위해-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나 지금 뭐 하고 있지?
뭐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넋두리 좀 적어보았습니다.
당분간은 에너지를 좀
농축해두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주 가끔 올려도 양해해
주시라고요
.
이러다 또 매일 올릴 수도
있답니다.
가을이라 그런가? 사오춘기라선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덕이 죽 끓듯
합니다.
keyword
공감에세이
글쓰기
엄마
Brunch Book
월요일
연재
연재
오삼남선생님이 들려주는 K팝이야기
09
9화. 조용필_심장이 바운스바운스 두근대 들릴까봐겁나!
10
10화. IVE_Life is 아름다운 갤럭시
11
11화. 절필 선언
12
나만 몰랐네_오삼남 작사, 수노 작곡
13
가을 하면 떠오르는 노래는?
전체 목차 보기
51
댓글
10
댓글
10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마음리본
직업
작가지망생
누군가의 딸로, 엄마로, 교사로 살며 상처를 품은 사람에게 가 닿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구독자
208
제안하기
구독
이전 10화
10화. IVE_Life is 아름다운 갤럭시
나만 몰랐네_오삼남 작사, 수노 작곡
다음 1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