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느린 마음으로 세상을 건너는 법에 대하여

by YEON WOO

나는 늘 조금 느린 사람이었다.

세상이 한참 앞서가고 있을 때에도

나는 아직 제자리를 서성이곤 했다.

사람들은 말하곤 했다.

“요즘 세상엔, 그렇게 느려서는 안 돼.”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느리다는 건 뒤처지는 게 아니라,

단지 조금 더 오래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이 연재는 그 깨달음에서 시작됐다.

유행의 속도에 밀려 흔들리던 마음,

새로워야 한다는 세상의 다그침 속에서 지쳐 있던 하루들,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진심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은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쓰기 시작했다.

‘요즘 것’이 되지 못한 사람에게,

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그리고 다시 나의 속도로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들을.

그 글들은 누군가에게 화려한 대답이 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세상의 속도에 잠시 지친 이가

이곳에서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여전히 빠른 세상 속에서 느리게 걷는다.

유행은 매일 바뀌지만,

사람의 마음이 따뜻함을 알아보는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사라지는 것들은 늘 새로운 형태로 남고,

끝은 언제나 다른 시작의 문턱이 된다.

이 모든 글은, 그런 믿음의 기록이다.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나의 온도를 지켜내고 싶은 사람의 작은 다짐들.

이 글들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이 말이 닿길 바란다.

“세상이 아무리 빨라도, 당신은 당신의 리듬으로 살아도 괜찮아요.

느림 속에도 빛이 있고, 그 속에서만 피어나는 온기가 있으니까요.”


끝으로,

이 연재가,

당신의 바쁜 하루 속 작은 숨결이 되길 바랍니다.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다시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게 하는

따뜻한 쉼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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