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학연수, 발리와 치앙마이 한달살이 여러번, 세계 여러나라와 수많은 도시를 여행하고, 제주에 산지 10년이 되어가고 있다. 남들 다 가는 화려한 관광지보다 그곳의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더 궁금해졌기에 그들의 일상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볼 수 있는 기회가 일본 우프였다. 큰 기대와는 달리 내가 배우고 얻은 게 많아서 다른 사람에게도 일본 우프를 감히 권해본다.
먼저 나는 극I 내향인, 집순이다. 게다가 겁도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처음엔 나도 일본 우프가 낯설어 겁이 났지만, 막상 가보니 내 성향과 의외로 잘 맞았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외향적인 사람만 우프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
우프는 단순히 농장에서 일하는 게 아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곳이다. 일본 가족들이 어떻게 밥을 먹고,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
생활의 불편함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면 괜찮다. 톱밥 화장실, 계곡물 정수, 정해진 샤워시간.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힘들었다. 하지만 그 불편함 또한 내겐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순간이었다.
언어를 못해도 소통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사람
나는 일본어를 거의 못했다. 하지만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 그리고 손짓 발짓으로 충분히 소통했다. 중요한 건 언어 실력이 아니라 소통하려는 의지다.
혼자만의 시간도 함께하는 시간도 즐길 수 있는 사람
가족들과 함께 밥 먹고, 함께 일하고, 함께 웃는다. 하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하루 일과 시작전, 혼자 집주변 산책을 하고, 책을 읽으며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사람
농장 일은 날씨에 따라 바뀔수 있다. 비가 오면 실내 일을, 날이 좋으면 밭일을 한다. 밭에서 잡초를 뽑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진 날도 있었다. 그 또한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타인에 대한 배려, 적극적인 태도,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
사람들에게 잘 웃고, 인사도 잘 하고, 내가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한다면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일본 사람들은 수박에 소금을 뿌려먹기도 하는데, 그걸 틀리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게 전부다.
하지만, 우프는 누구에게나 맞는 건 아니다.
만약 당신이 호텔 같은 완벽하고 깨끗한 시설을 원한다면, 우프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낯선 사람과 밥 먹고 함께 생활하는 게 불편하다면, 우프는 힘들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육체노동을 싫어한다면, 우프는 적합하지 않다.
여행은 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있기에 무조건 이게 맞다, 좋다라고 할 수는 없다. 내가 아무리 일본우프가 좋다고 한들 결국 개인마다 기대치와 경험이 다르기에 무조건 추천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쉽게 여행지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난 성산일출봉 정상에 오르는 게 정말 좋았는데, 누군가에겐 덥고, 힘들고, 별거 없던데라고 말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일본우프는 나에게 여행에 대한 새로운 눈을 주고,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내 개인적인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프에서 만난 사람도 음식도 자연도 문화도.
당신에게는 다른 형태의 여행 방식이 맞을 수도 있다. 다만, 난 세상에 이런 여행의 방식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