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鳥)만 날아가는 것은 아니다

ㅡ 바람이 차갑던 날에

by 민교

外地人들은 부산을 어떻게 느끼고 갈까?


80년대 초였다. 같은 사무실의 한 살 많은 언니가 사귀는 사람은, 산악회 총무였다. 총무는 그 언니에게 잘 보일 마음도 있었지만, 회원 확보가 중요해서 사무실 여직원들은 그 산악회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우리는 그 산악회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움직이는 회원들이었지만, 언니가 꼭 가야 한다고 강조한 곳은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우리는 부산에서 가기 힘든 여러 곳을 다녔다. 그때 간 곳 중의 하나가 충북 제천이다.


겨울 해는 았다. 버스가 닿은 곳은 낮으막한 산들

이 사방으로 둘러싸였고,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산그림자가 어슬렁 골짜기를 내려오는데, 잔잔한 수면을 뛰어오르은빛의 물고기라니.

매끈한 몸을 뒤척이다가 그대로 물속에 뛰어들었 다. 부산과는 다른 모습에 한참을 숨도 안 쉬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곳. 제천은 날 그렇게 반겨주었는데, 대청댐으로 수몰된다고 했다. 같이 간 산악회 간부들은 여러 번 왔던 곳인데, 그 경치와 장소가 아까워서 우리를 데려온 것이다. 고맙고, 안타깝고, 아까운 그곳이 물에 잠겨 역사에 묻힌다고 생각하니, 슴이 아렸 다. 그곳의 할머니들은 갖은 먹을 걸 가져와서 귀한 것이라고 내어주었다. 대처에서 고생하는 자식들 인 양. 그 밤에 산악회 총무와 몇 사람은 할머니들 이 옮겨갈 곳에 가져갈 짐들을 꽁꽁 묶어주었다. 그때 그 환대가 정말 고마웠다. 마을 사람 모두가 같은 곳으로 옮긴다지만, 나이 들어 정든 고향을 떠나기가 어디 쉬운가. 어디서든 편하게 사시길 바랐다.


그때부터였다. 부산을 샅샅이 살피고 다니려고 마음먹은 것은. 부산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걸어보는 재미와 맛이 있으니까. 부산은 바다와

산, 도심도 있지만, 큰 해변과 이어지는 강변도로를 걷는 재미는 또 다른 맛이다.


남편과 다대포 해변에서 하단까지 걸었다.

한 번 걸은 곳인데도, 낯설다는 것은 그 도로의 맛이다. 人道가 충분한 강변도로인 이곳은,

차가 생생 달리는 자동차 도로다. 왼쪽으로 쭉 뻗어 있는 낙동강 하구 옆에 있어 한 번쯤 걸어볼 만하다. 다대포 해변을 해질 녘에 다면, 일몰의 여운이 길 이어지는 이 길 더 멋지게 기억되리.

우리는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서부터 걷다가 놀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새들과 놀고, 지나가는 비행기도 쳐다보고, 쌩 달려가는 오토바이도 보면 서 2시간가량을 걸었다.




하늘은 파랬고, 江은 더 파랗다. 바람은 악보에 따라 굴뚝 연기를 이리저리 흔들어 놓는다. 강물은, 출렁이고, 갑자기 심술이 난 하늘은 이랬다, 저랬다 한다. 그럼에도 우린 멈추지 않으리. 저기 하단까지 걸어야 하는데, 다리(橋)가 많다. 여기서 보이는 다리는 신호대교와 을숙도 대교다.



기~인 다리 명지동으로 가는 다리



신호대교와 을숙도 대교를 나면, 송도 쪽으로 가는 남항대교가 있고, 남항대교를 지나면 부산항대교를 지나 광안 대교 간다. 2025년에 열린 세븐 브리지 투워에, 자전거로 그 다리를 건너려고 참가자가 많았다지. 아무튼 부산의 다리는 길게 뻗은 부산을 연결하는 동맥이다. 시간이 된다면 2025년에 7월부터 달리는 3001번 버스를 타보도록. 다대포에서 영도다리를 지나 부산항대교를 휘돌아 올라 부산 바다를 짜릿하게 경험하고 광안대교에서 화려한 요트들이 멋지게 맞아줄 거니까. 종점인 림픽 교차로 환승센터 에는 해운대로 가는 버스가 많다.


다리가 아파질 즈음에 눈에 띄는 '낚시금지'는 새들의 먹이 때문인가. 새들은 무리로 날아와서

한 철을 지내다 간다. 잘 차려입은 오리 가족은 수영도 배우고, 자맥질도 배운다. 그때 까치가 날아와서 자신도 봐달라지만, 모델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애를 태우더니, 여기 이렇게.




을숙도도 보이고, 명지동도 보인다.

더 걷기에는 배도 고픈데, 바람이 자꾸 집에 가라고

등을 떠민다. 욕심 같아선 하단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앞으로 앞으로 걸어서 저기 서면까지 걷고 싶다. 시커먼 구름 사이로 높다란 굴뚝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는다. '수증기발생시설'이라는데, 혹 저건 밥공장일까. 점심에 잘 먹으려 부실했던

아침밥으로 다리가 풀린다. 근처 유명한 중국집 에서 해물이 가득한 짬뽕을 먹고 나오니, 낮게 드리운 잿빛 하늘이 파랗던 하늘 밀어내었다.




하늘엔 까치도, 철새들도, 덩치 큰 비행기도 날고 있는지, 소리만 가득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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