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을래

by dodamgaon

탁자 위에는 바구니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바구니만 탁자 위에 덩그러니 있었다.


문이 열리고, 곧장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탁자 위로 빼곰, 작은 것이 보였다.


낑낑거리며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손이 닿지 않자, 탁자 뒤로 몸을 숨겼다.


작은 남자아이였다.


의자를 뒤로 빼고, 두 손으로 짚어 힘겹게 올라탔다.

드디어 귤에 손이 닿았다.
아이는 하나, 또 하나를 손에 쥐었다.


매끈한 귤의 결을 가만히 그리듯 만졌다.
코에 가져가자 상큼한 냄새가 퍼졌다.

자꾸 손에서 미끄러지는 귤에 아이는 울상을 지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귤을 꼭 쥔 채 그쪽으로 뛰었다.

아이 눈에 엄마가 보였다.


“엄마!”


엄마는 들고 있던 봉투를 내려놓고 아이를 두 팔로 안았다.

아이는 엄마 품에서 방방 뛰더니, 귤 하나를 슥 내밀었다.


“엄마가 먹으라고 남겨둔 귤인데, 왜 안 먹고 있었어?”


아이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랑 같이 먹을래.”


엄마는 한 손으로 내려놓았던 봉투를 챙기고,
다른 한 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았다.


엄마는 바구니를 들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내려놓았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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