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
면접관: "한 남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차 사고를 당합니다. 그 충격으로 남자의 한쪽 팔이 도로에 떨어져 나갑니다. 그때 갑자기 지나가던 행인이 팔을 들고 도망을 칩니다. 남자는 자신의 팔을 돌려받으려 반환 청구를 하죠. 과연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지원자 A: 당연히 원고의 승소입니다. 그 팔의 주인은 원고니까요. 돌려줘야죠.
지원자 B: 법률상 주인의 정의는 소유권자입니다. 그 팔의 소유권은 점유를 침탈하였으므로 원고는 반환
청구가 가능합니다. 승소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 다른 지원자들도 같은 생각입니까?
지원자 C: 아니요. 반환 청구가 기각될 수도 있습니다. 팔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있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지원자 A: 팔이 원고의 것이 아니라면 누구의 것이라는 거죠? 이건 일반 상식 아닌가요?
지원자 C: 일반 상식과 법적 논리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법이 신체 일부를 소유권의 대상으로 인정한다면, 그런 신체 일부를 임의로 처분하거나 매매할 권리도 있어야 합니다. 즉, 법적으로 자살할 권리도 장기를 매매할 권리도 인정돼야 하죠. 하지만 법은 신체 일부나 생명에 대해 이런 권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드라마 <에스콰이어> 신입 변호사 선발을 위한 면접 질문과 지원자들의 답변입니다.
수능 일타강사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상식적이고 안정적인 답변을 바라며, 적당한 질문을 하는 면접관은 없습니다. 모든 면접관은 바쁘고, 시간이 돈인 사람들입니다. 면접관들은 지원자들의 변별력을 확인하려고 일부러, 단순한 암기와 직관적 상식이 존재하는 함정이 있는 질문들을 합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다는 건, 문제를 출제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답을 기대할지, 그리고 어떤 평가 기준을 적용할지를 먼저 이해하는 겁니다.
면접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퀴즈쇼가 아니며, 질문에 정답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출제자가 평가하고자 하는 역량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해석한 답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의도를 파악해 낸다면, 문제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질문마다 동문서답하듯, 데시벨 올려 포부를 말하는 것보단, 논리적인 근거로 차분하고 기술적으로 면접관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그마에 갇힌 난쟁이들처럼 생각하지 마세요."
이 말은 고정관념이나 폐쇄적 사고에 갇혀 시야가 좁고 큰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즉,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고정관념'을 의미합니다.
"상사분의 말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 "끊임없이 대화로 설득하겠습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이와 같은 답변을 열거했다면, 면접을 망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면접을 잘 봤다는 착각을 하며, 기대만큼 뼈아픈 상실을 겪게 됩니다.
"여러분들 얘기라고요?" 그렇다면, 다음 방법들로 굳어진 틀을 깨 보세요.
첫째, 질문에 질문해야 합니다. 왜 이 질문인가? 질문의 함정은 무엇인가? 답변의 고정관념은 무엇인가? 스스로 자문하세요.
둘째, 다양한 세상을 경험해야 합니다. 익숙지 않은 책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 어색하고 낯선 환경에 자신을 내던져야 합니다.
셋째, 안전을 벗어나야 합니다. 면접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가장 안전한 답변을 열거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대부분의 면접관은 암기한 답변 말고 지원자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라고 요청합니다.
스킵(Skip)되지 않기 위해서는, 킥(Kick)이 있는 답변이 필요합니다.
면접 초기, 지원자들은 모두 '도그마에 갇힌 난쟁이', 'Frog in 우물'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위험을 무릅쓴, 의식적인 자기파괴 과정이 있을 때만, 바다 건너 넓은 세상의 크기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비가 오고 있나요? 생각의 형태를 바꾸세요. 지금부터 맑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