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어랑 산책갈까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누적 시청 수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KPOP 팬덤과 전 세계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OST 'Golden' 또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며 KPOP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국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순위 1위는 뭘까요?
'귀멸의 칼날'?, '하울의 움직이는 성'?, '더 퍼스트 슬램덩크'?, '너의 이름은.'? 모두 5위권 안에 있는 작품들입니다. 1위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애니메이션 3부작 '스즈메의 문단속',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는 모두 국내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스즈메의 문단속>의 공통점은 뭘까요? 두 작품 모두 문 닫는 영화입니다. 문(門)을 서사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으며, 경계와 전환의 장치로 사용합니다.
스즈메의 '문'은 재난과 죽음이 흘러나오는 경계로, 닫지 않으면 현실 세계에 재앙이 닥치게 됩니다. 이때의 재앙은 과거에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케데몬(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의 ‘혼문(魂門)’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문이 열리면 저승에서 온 악령들이 인간세계에 침투합니다.
"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폐허 속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나게 됩니다. 폐허는 과거에 사람들이 가득했던 곳이었지만, 외부의 거대한 힘(재난)으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은 곳입니다.
우리에게 '문'은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말하며 매일 일상의 문을 여닫습니다.
스즈메에게 문은 재난으로 엄마를 잃었던 어린 시절 상실의 기억입니다. 스즈메는 터부시했던 기억의 문을 스스로 열었습니다. 과거를 온전히 마주하고 치유하기 위해서입니다. 닫는 것은 곧 기억하고 이어가는 행위이고, 제대로 닫기 위해서 문을 열었고 정성껏 닫았습니다. "돌려드립니다!"라는 말과 함께.
'케데몬' 루미에게 '혼문'은 억제와 은폐의 의미를 갖습니다. 악령의 혈통을 지녔다는 사실을 숨기며 살아가지만, 결국 자신의 내면을 억누를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내적 갈등을 겪게 됩니다. 루미가 도달한 결론은 음악과 무대를 통해, 혼문을 '닫는 동시에 열어젖히는' 해방이었습니다.
이처럼 '문단속'과 '혼문 봉인'은 단순한 물리적 행위가 아니라 내적 성숙, 치유, 정체성의 확립을 은유합니다.
"내가 돌아가면 또다시 비가 올 거야"라는 히나의 말에 "상관없어, 맑은 날을 두 번 다시 못 봐도 괜찮아, 나는 푸른 하늘보다 히나가 중요해"라고 호다카는 외칩니다.
<날씨의 아이>에서 호다카는 세상을 구하는 대신, 히나와의 사랑을 선택합니다. 그로 인해, 그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하루도 멎지 않았고, 도쿄를 3년 동안 아주 서서히 물에 잠기게 했습니다. 원래 도쿄는 200년 전까지만 해도 작은 만이 있던 바다였습니다, 그걸 인간과 날씨가 조금씩 바꿔 온 거죠.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할 이유는 없습니다. 희생보다는 사랑과 개인의 선택이 더 중요하죠.
진정한 치유는 타인이 아닌 개인 스스로 해야 합니다. 스즈메가 닫힌 문을 연 이유도, 루미가 혼문을 열어젖힌 것도,터부시했던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근본적이고 온전한 치유는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폐허 속 문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