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하루

첫째를 데리러 가는 날

by 박준범

드디어 첫째를 데리러 가는 날.
며칠 동안의 기다림이 길게 느껴졌다.
둥이들이 태어난 기쁨과 동시에
마음 한켠엔 늘 첫째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데리러 가는 차 안. 괜히 심장이 빨리 뛴다.
문 앞에 서자마자, 아이가 나를 보더니
“아빠!” 하며 달려온다.
그 한마디에, 지난 며칠의 피로가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역시 할머니네 다녀오더니 까맣게 탄 얼굴,
통통하게 오른 볼살.
건강한 모습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어쩐지 훌쩍 커버린 것만 같다.
기분 탓이겠지만,
그 잠깐의 공백이 내겐 참 길었다.

차에 타자마자 아이의 말이 쏟아졌다.
“아빠, 있잖아! 이모랑 놀이동산도 갔어!
그리고 회전목마도 탔어! 또 있잖아…”
숨 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그동안 쌓였던 그리움이
말로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말을 잘했었나.’
웃음이 절로 났다.
그리고 문득,
떨어져 있는 동안 이런 모습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새삼 마음이 아릿해졌다.

‘다시 만나면 전보다 두 배는 더 잘해줘야지.’
‘두 배는 더 안아줘야지.’
조용히 마음속으로 다짐했었다.

집에 도착하자 아이는 신이 났다.
할머니네서 가지고 온 가방을 풀고,
자랑하듯 장난감을 꺼내 보이며
“이건 나중에 동생 줄 거야” 하고 말한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더 놀고 싶어!”
“이거 싫어!”
다시 전쟁이 시작됐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두 배는 더 잘해 준거란 생각은 잊고,
금세 현실로 돌아온 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단한 하루가 마냥 싫지만은 않다.

이제 다시
아빠와 아이의 리듬이 조금씩 맞춰지고 있다.
투닥거리면서도 웃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인다.

"아들, 많이 보고 싶었어."


이렇게 나는 또, 아빠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