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은 2주차 마무리

단식과 폭식 그리고 공복감

by 흔한직장인


2주차는 운동을 참 안 했다. 주에 2번만 가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느슨한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 주말 중에 한 번은 갈 줄 알았는데 주말에 큰 이벤트가 생겼다. 집안 가구 배치를 바꾸게 됐다.


아이들 공부 환경 조성을 위해 거실에 있던 TV를 안방에 들이고 책상을 거실에 내며, 거실 생활과 공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자 했었던 게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생활권을 TV가 있는 안방으로 옮겨갔다. 그러면서도 각종 얄궂은 소품으로 책상을 꾸민다며 저지레를 해놓는 바람에, 거실 꼴도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돌고 돌아 다시 TV를 거실로, 책상은 아이들 방으로, 그리고 아이들 방에 있던 헹거는 안방으로, 3개 구역에 걸친 가구 로테이션을 실시하기로 했다.


가구 로테이션과 함께 겸사겸사 다른 가구들의 레이아웃도 조금씩 손대다 보니, 일이 커졌다. 묵혀왔던 철 지난 아이들 장난감을 찾아내서 버리고, 삶이 퍽퍽해 버려뒀던 죽은 화분도 비우고, 언젠가 살 빼면 입을 거라며 5년도 넘게 방치한 옷들도 버렸다. 가구를 들어낸 자리에 쌓인 먼지로 시작해, 집안 곳곳의 먼지를 다 털어냈다.


도무지 하루 만에 할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주말 활동량은 대청소와 가구 옮기기로 채운 셈 치기로 한다. 활동 칼로리가 양일 모두 700kcal를 초과했으니, 억지는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든든한 주말 식사지만, 이번 주말은 특별히 더 든든하다. 운동보다 노동이 고되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연어 블록을 사 와서 썰어 먹기도 했고, 앞다리살 냉수육도 해 먹었다.

이제 집에서 연어를 썰어 먹기에 이르렀다.


일요일 점심엔 단식 전에 갔던 샤브샤브 무한리필집이 맘에 들어 한번 더 갔다 왔고, 저녁은 배달로 수육을 주문해 오이와 함께 먹었다.


허용 식품으로 먹는다지만 양이 꽤나 많았는데도 아침 공복 체중은 주말 동안 58.0kg로 안정됐다. 또 하루 종일 아이들 밥과 간식을 챙기면서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 첫 단식 때는 전날 저녁을 든든히 먹고 푹 쉬어 다음 날 단식이 수월했었는데, 이번엔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 저녁을 먹고도 노동은 한, 두 시간 더 지속됐고 저녁으로 먹은 수육은 금세 뱃속에서 사라진 기분이다.


배가 고프다. 특정한 무언가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뭐라도 먹고 싶다. 이 위험한 공복감은 단식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위기의 두 번째 단식날 아침, 인바디를 체크해 마음을 다잡기로 한다.


2주차 Check List

- 체지방률 : 25.6% >> 24.4%
체지방량 : 15.4kg >> 14.3kg
- 골격근량 : 24.4kg >> 24.4kg
- 기초대사량 : 1334kcal >> 1328kcal
- 체중 : 60.0kg >> 58.7kg


더 이상 이상적일 수 없는 경향성이다.


체중 1.3kg 감소분 중 체지방량이 1.1kg다. 게다가 골격근량과 기초대사량은 처음 수준을 회복했다. 내장지방 단면적도 함께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여 체지방량의 감소가 오차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근육 손실 없이 체지방과 부기만 쏙쏙 잘 빠지고 있다. 이보다 이상적일 수가 없다.

고된 단식, 뚫어 볼 의지가 생긴다. 가속도를 올리기 위한 엔진 예열은 끝났고, 이제 본격적인 감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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