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 한번 타보자, 3주차니까

스위치온은 3주차부터가 진짜 아입니까!?

by 흔한직장인


간헐적 폭식의 굴레

단식을 마치며 거나한 저녁 식사를 한다. 오늘도 간헐적 폭식이다. 늘 한 끼 식사로 먹던 주꾸미 볶음에다가 돼지고기 앞다리살 수육까지 곁들인다. 두 끼 식사를 한 번에 먹는 격이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없으니 어쨌든 스위치온이다.



다음 날 무거운 마음으로 체중계에 올라간다.

스위치온 3주차 2일 체중

57.7kg (시작 대비 -2.3kg)

atflee T8

할렐루야! 마음만 무거웠고 체중은 줄었다. 스위치온의 오묘함은 이런 건가 보다 싶다. 난 분명 원 없이 먹은 것 같은데 줄어 있는 기쁨.



다음 날은 다시 원래 루틴으로 돌아와 단백질 쉐이크를 아침으로 먹는다. 조금 허기진 느낌은 3주차부터 허용된 블루베리를 곁들여 그릭 요거트로 함께 채워준다. 점심은 현미주먹밥과 닭다리살 한팩 닭가슴살 한팩. 누군가는 두 끼로도 먹을 양이지만 고단백이고 저탄수이니 어쨌거나 이것도 스위치온이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사실 열심이다.


나에게도 그날이

비가 와서 점심 식사 후 산책을 못 다녀오니, 혈당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식품들로만 먹었는데도 식곤증이 찾아온다. 새삼 식후 산책의 중요성이 와닿는다.


잠을 깰 겸 양치를 한다. 회사에서 늘 쓰던 칫솔, 늘 쓰던 치약. 그런데 생소한 향이 느껴진다. 생소한 향에 집중해 봤지만 코로 느껴지는 향은 아니다. 입 안에만 맴돈다.


’이게 바로 그건가?‘


일단 공감부터 박고 본다. 넌 스위치온 안해봤잖아.


GPT 선생님의 가설 중에 케톤체가 포함되어 있다. 지방 분해 과정에서 나온 아세톤 냄새였던거라고 믿기로 한다. 내 미각은 왜곡되지 않았고, 세균.....도 없을 테니까......?


소변검사로도 케톤체 검출을 확인했고, 2주간에 걸친 체지방의 단조 감소세도 확인했지만 또 다른 지방 분해 지표의 확인은 새롭다. 짜릿하다.



마침 케톤체가 충분히 차고 넘치게 활성화된 날, PT가 잡혀있다.

운동 가기 정말 싫지만, 내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권태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운동 강도는 정해져 있다. 오늘 같은 날 PT라니... 럭키비키다. 증. 맬. 루......

완전히 르키비키니시티다


지난 PT 땐 “하체요”라고 호기롭게 외쳤다 된통 당했으니, 오늘은 등이다. 데드리프트 같은걸 할 줄 알았는데, 풀오버로 간단히 자극점 잡고선 바로 바벨로우로 가신다. 10kg 작은 바벨도 아니고 20kg 빈봉부터 잡으라신다.


“생각보다 조금 무거울 수 있어요“


저 말은 사실 ‘지쳐 나가떨어질 준비 하세요’ 나 다름없다. 많이 무겁고, 안 당겨진다. 그런데 등은 힘들다. 자세가 엉성한 느낌인데 개수는 계속 세신다.


“중량이 많이 나가면 자세가 무너지고 완전히 다른 운동 하는 기분이실 수 있어요. 그래도 지금 중량을 못 다루는 게 아니시기 때문에 이 중량으로 계속 자세 잡아가며 연습하시는 게 좋습니다.”


“선생님, 저는 제가 이 중량을 다루고 있는 것 같지 않은데요”


“지금 12개 하셨잖아요. ”


4세트 반복했다.

그러더니 또 로우. 이번엔 덤벨로 한쪽씩이다. 아랫 등이 찢어질 것 같다. 등짝이 걸레짝이 될 때쯤, 랫풀다운으로 하중 방향을 바꿔주신다. 5세트 하고 이제 팔인가 안도했더니, 그립을 바꿔 또 4세트다. 50분 세션 내내 등이다. 이제 윗등도 찢어질 것 같다.


저녁으로는 닭다리살과 양배추를 듬뿍 넣고 볶은 닭갈비. 운동도 하고 단백질까지 든든히 챙겨 먹으면 다음 날은 공복 체중이어도 다소 늘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근육 회복에도 추가적인 에너지 소비가 계속될 거고, 체중 증량은 수분이지 지방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스위치온 3주차 3일 체중

57.9kg (시작 대비 -2.1kg)

atflee T8


0.3~0.5kg 정도 늘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치고는 선방이다.


3일차부터는 이제 필라테스를 재개한다. 반년 좀 넘게 하다가 에너지 소비가 높은 헬스에 집중하고자 잠시 쉬었었는데, 급격하게 붙었던 지방은 어느 정도 정리 됐으니 남은 부분은 체형 교정과 함께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필라테스는 헬스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어느 쪽이든 죽을 맛이지만 약간 결이 다른 죽을 맛. 다시 처음 시작할 때 같은 설렘이 반, 두려움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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