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 상 수분 변동이 많을 수 있는 시기라고는 해도, 믿기 힘든 수치로 일탈에 대한 철퇴를 맞았다. 그리고 이제 참회의 단식일이다.
4주차가 되니 단식은 많이 익숙해졌다. 단식은 챙겨서 할 게 없다. 식단을 챙기려면 먹을 음식을 구성하고 구입해서 회사에 싸 들고 가야 하고, 시간에 맞춰 음식을 용기에 담아 데워 먹는 수고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단식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뿐이다. 오히려 이제 단식날은 귀찮게 챙길 게 없어 편하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4주차 단식러에게 배고픈 느낌은 큰 위기 상황은 아니다. 이미 아침은 단백질 쉐이크로만 먹은 지 3주 이상을 보냈다 보니, 이른 아침 공복감은 거의 느끼지 않게 된 지 오래다. 오전 11시를 넘기며 약간의 공복감이 찾아오지만, 점심시간 동안 가볍게 산책을 해주고 나면 오히려 그 공복감은 잦아든다. 가장 큰 위기는 3시쯤인데, 오후 5시 퇴근을 두 시간 앞둔 이때부터는 퇴근에 대한 갈망인지, 음식에 대한 갈망인지 헷갈릴 지경이 된다. 스스로를 속여본다.
‘이건 식욕이 아니라, 귀소욕이다.‘
월요일, 수요일 두 번의 단식을 마치고는 목요일 아침 다시 인바디를 체크해 본다.
4주차 중간 Check
체중 58.1kg (시작 대비 -1.9kg)
골격근량 24.4kg (+- 0)
체지방량 13.5kg (-1.9kg)
내장지방단면적 53.2cm2 (-8.9cm2)
세포내수분 20.3L (+0.1L)
세포외수분 12.4L (-0.2L)
(Inbody770)
내 간절한 회개의 단식이 잘 먹힌 모양이다. 사실 섭취량이 감소하니 체중이 감소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한데, 체중 감소분이 오롯이 체지방으로만 나타난 점이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 4주간의 대장정은 3일만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날은 일반식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사실상 금요일 단식을 마친 뒤부터는 ’이제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자유식으로 전환할까?‘ 하는 악마의 속삭임이 환청처럼 들려오게 되는 시기다. 마지막 단식 까지는 어떻게든 일정대로 해보는 것 까지를 목표로 하는 것도 나름 현실적인 방법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