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자유형은…… 발차기부터…?

연재소설

by Blue Page

"……라이벌이 생겼다는 말이지."

코치님이 말을 마쳤다. 아이들은 모두 굳었다. 몇 명은 물속에 들어가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아이들이었다.

"잠깐만요."

나선 사람은 해미였다. 아이들의 궁금증 담긴 눈을 애써 외면한 채, 해미는 말을 이었다.

"정리를 해보자면. 교장선생님이 이렇게 수영장을 지었는데 수영부 12명만 쓰기는 아깝다고 하셨고, 그래서 회의를 여셨다는 말이죠. 그런데, 그 회의에서 '수영부는 그대로 놔두되, 수영 동아리를 만들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수영장을 사용하게 하자'라는 의견이 나왔고, 교장 선생님의 강력한 반응으로, 결국 그 의견이 채택 됐다고요……. 결국, '수영 동아리를 만들고, 수영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대부분 신청할 수 있게 만든다'는 거죠?"

해미는 말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코치님을 바라보았다. 코치님은 해미의 간절한 눈빛에 대답해 주었다.

"응……. 그런 거지. 그리고……?"

코치님도 해미의 말이 끝나지 않은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수영 동아리'가 우리와 수영장 사용시간을 나누기로 했고, 그것은 곧 투표를 통해서 나눈다고요……. 그리고, 또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씩, 수영 대회를 열어서… 상위 몇 명이 수영부가 된다는 거죠……. 4학년 2명, 5학년 4명, 6학년 6명을요. 게다가, 이 수도 정확하지 않다고요? 그리고 상위 몇 명을 뽑는 데는, 수영부도 포함이어서……. 수영부여도 상위에 들지 못하면… 바로 수영 동아리로 짐 싸고 떠나야 한 다고요? 제가 이해한 건 이건대……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요?"

정리를 한다던 해미는… 거의 코치님이 말했던 걸 똑같이 말한 느낌이었지만, 아이들 중 아무도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다들 놀라서 코치님을 바라보기 바빴으니까. 아이들의 눈은 저마다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 한 마디 하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했다…….

"아니, 그러면 저희가 뽑힌 이유가 없지 않나요?"

아이들의 '불만 봇물'을 터뜨린 사람은 현준이었다. 현준은 수영장에 누군가가 들어올 것 같기라도 한 듯,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수영장 문을 바라보고 있다가 눈에 힘을 풀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 눈에서는 레이저가 잔뜩 나왔다.

"저희는 공부라도 열심히 해서 뽑혔지……. 걔네들은 그냥 신청만 하면, 이 수영장을 쓰게 해 준다고요?"

아이들은 현준을 선두로, 저마다 불만을 폭발해 냈다. 그 소리가 수영장을 가득 채웠다. 지나가던 담당선생님이 수영장을 한 번 들어갔다 가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선생님은 아이들이 말하는 내용을 듣고선, 곧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소리 지르는지 알아차렸는지 한숨을 한 번 푹. 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수영장을 나갔다. 해미는 담당 선생님이 무엇 때문에 고개를 젓는지 궁금했다. 아이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일까, 교장 선생님이 만든 이 사태가 싫어서일까……?

"야, 교장선생님한테 따지러 가면 바꿔주시지 않을까?"

"겠냐. 넌 왜 맨날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냐?"

"아니, 그럼 어떡해?"

"그러니까. 아, 진짜 어이없네."

"잠깐만요, 그럼 걔네들은 누가 가르쳐요?"

여전히 불만을 쏟아내던 아이들이 지아의 말에 입을 잠시 멈췄다.

"잠깐, 뭐라고? 얘네들 때문에 못 들었어."

코치님이 불만을 쏟아내던 아이들을 가리키며, 지아에게 말했다.

"그럼 수영 동아리 애들은 누가 가르치냐고……. 물어봤어요."

지아는 여전히 예의를 갖춘 채 물었다. 코치님의 표정에 알 수 없는 그늘이 지나갔다. 금방이어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음…….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코치님은 아이들을 둘러봤다.

"……나?"

"네에?"

코치님도 아이들의 반응도 예상하지 못 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코치님이요?"

"아, 이건 아니죠!"

"그럼… 같이 수업해요?"

현준의 질문에 코치님은 멈칫했다.

"……글쎄. 잘 모르겠다. 아, 아니면……."

코치님의 얼굴이 잠깐 환해졌다.

"왜요?"

"뭐 방법이 있어요?"

궁금해 하는 아이들을 애써 무시한 채, 코치님은 아이들을 레인 별로 다시 줄을 세웠다. 이번에도 역시 해미만 1 레인이였다.

"저번처럼, 자기가 할 수 있는 거 각자 돌고 있어. 수영 동아리 애들한테 지면 안 되지…? 자, 저번처럼 줄 스고. 지아부터 시작!"

"네……."

2 레인 아이들은 느그적느그적 움직이여서 2 레인에 섰다. 지아를 시작으로 출발하기 시작한 2 레인 아이들을 보다가 해미도 1 레인으로 향했다. 해미는 고개를 돌렸다. 코치님이 자신과 함께 가지 않은 걸 느껴져서.

저는……. 하는 해미에게 코치님이 덧붙였다.

"아, 넌 애들 보면서 저번처럼 물에 눕거나, 그러고 있어. 잠깐만."

코치님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아… 혼자서…?"

해미는 혼잣말을 하며 1 레인에 들어갔다. 차가운 물이 해미를 반겨주었다. 차가웠지만, 해미는 물에서 나오지 않았다. 뭔가 수영부를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수영 동아리가 생긴 다고 하니까…….

왠지 모르게, 수영 동아리 애들한테는 지고 싶지 않았다. 자유형도 할 줄 모르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애들을 조금씩 따라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해미는 물에 들어갔던 몸을 조금 빼내 수영모자와 물 안경을 썼다.

'아이들을 따라해야 하니까…….'

저번에 안 써서 안 쓸 예정이었지만, 자유형을 수영모자와 물 안경 없이 하는 아이는 본 적이 없었다.

그때, 해미 옆으로 지아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뒤에 현준도 곧 출발했다. 둘다 자유형이었다.

"발차기부터……?"

해미는 중얼거리곤 물 속에 서 있는 채로 발차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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