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캡틴 아메리카

2시간 비행 거리의 큰 나라를 우리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by 노바티오Novatio

한 곳만 바라본 42살의 어느 한국 중년


국회에서 제 20대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의 최종 심판을 기다리고 있던 기간 중이었던 2025년 2월 22일, 올해 42살인 중년의 어느 한국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경찰관을 향한 욕설과 사문서(신분증) 위조, 건조물 침입 미수·공용물건 손상 등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취재진에게 영어(English)로 욕설을 조금 했던 그는, 결국 몇 시간 후에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 더 이상 즐겨입던 영화배우 복장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영화 'Captain America' Poster (Image: hdqwalls.com 화면 갈무리)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5월 28일, 법원의 판사는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그는 피의자 신분에서 당분간 사회로 복귀가 불가능한 '수형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중국 대사관 난입 시도와 경찰서 난동, 신분증 위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뉴스마다 일제히 보도한 그 사람의 별명은 '캡틴 아메리카'이다.


그의 여러 가지 행적 중에 내가 궁금하게 여겼던 부문이 있다. 그는 '12시간~15시간'이 걸리는 '미국'행 여객기를 한 번도 타지 않았음에도 캡틴 아메리카를 왜 그토록 즐겨 입었을까? 많고 많은 대사관 중에 그는 왜 하필 주한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했던 것일까? 그는 '약 2시간 비행거리'의 중국 본토를 한 번이라도 밟아보았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중국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뉴스 매체를 포함한 각종 미디어에서 미국 뉴스를 자주 접하는 곳이 한국이다. 1주일 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 십년 간 한국인들은 미국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있다. 그것도 미국의 고급 문화, 미국인 삶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한국-미국 간의 동맹관계 수장인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짧은 '정치' 뉴스가 주류를 형성한다.

중국에서 가장 큰 '충칭시' 야경 Qiansimen Bridge, and Chongqing World Financial Centre (Image: Wikipedia)

한국 사람인 나는 과연 중국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 하면서 최소 12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 도착할 수 있는 국가인 미국을 기준점으로 놓고, 잠시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 인구 약 840만 명의 뉴욕이다. 중국엔 인구 약 35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직할도시인 '충칭(重庆)'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쳤던 위인들의 거점인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해시에서 쫒겨난 후, 1940년대부터 8.15 해방 직전까지 이곳에 있었고, 지금도 임시정부 청사 유적이 복원되어 보존되어 있는 도시이다.

'야루짱푸 대협곡' Yarlung Tsangpo Grand Canyon (Image: NASA 위성사진)

미국에는 협곡 최대 깊이 약 1.6km를 자랑하는 그랜드 캐년(아리조나)이 있다. 중국 북쪽 티벳트에는 최대 깊이 약 6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인 '야루짱푸 대협곡'(Yarlung Tsangpo Grand Canyon, 雅鲁藏布大峡谷)이 있다. 전체 길이도 504.6 km로 그랜드캐년 보다 좀 더 길게 뻗어있다.


미국에 총 50개 주(State)가 있다면, 중국에는 베이징, 상하이, 충칭, 티엔진과 같은 중앙정부 직할시를 포함하여 총 33개의 성(省)이 있다. 인구 약 4000만 명의 미국 캘리포니아 주(State)에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중국 베이징직할시에 있는 중관춘(中关村, Zhongguancun)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동쪽 워싱턴 D.C에 미국 대통령이 일하는 백악관이 있다면,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최고 지도부가 일하는 1급 보안시설인 '중난하이'(Zhongnanhai, 中南海)가 중국 베이징시 시청구(西城区, 자금성 바로 서쪽)에 위치해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全國人民代表大會 대회당 (Image: Yahoo News Photos on Tumblr)

각 주의 인구에 비례하여 의석이 할당되는 하원의원 435명이 미국에 있다면, 중국에는 '전국대표회의'에 참가하는 총 2980명의 전국대표(2025년 기준, 한국의 약 10배 규모)가 있다. 임기 5년의 전국 대표들이 대회당에 앉아있는 장면이 국내 TV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행사 명칭이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 매년 3월 개최)이다.


50개 주에서 인구와 상관없이 각 주별로 2명씩 만 선출되는 미국의 상원의원 100명(한국의 국회의원과 비슷한 권한 보유)이 있다면, 약 370-380명의 상위 실권자들로 구성되는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중국에 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중앙당 차원의 모든 국가 정책 수립 등 중요 의사결정을 1차로 총괄한다. 또한, 시진핑과 같은 중국 최고지도자인 국가주석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를 주관하며, 모든 행정부에 대한 감독권과 정책결정권, 인사 추천권과 인사 결정권(임명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조직이다.


여기에서 결정된 최종 안건은 중국 각 부 장관급 핵심 인사 24인으로 구성된 조직인 ‘정치국’이 매월 1회씩 회의를 개최하며 최종 검토를 거치게 된다.

자료출처: AFP, ABC News, 연합뉴스, Xinhwa News, List of Politburo of the Chinese Communist Party

마지막으로, 위의 정치국(24인) 회의에서 논의된 국가 주요정책을 죄종 결정하는 최고의결기관으로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있다. 구성원은 현재 7인이며, 매 주 1회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의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해당한다.


이 상무위원회를 총괄하는 위원장 겸 총서기가 바로 중국을 대표하는 '시진핑(习近平, Xí Jìnpíng)' 국가주석(총서기)이다. (위 조직도 참조)


흔히들, 중국은 '공산당 1인 독재체제'라고 알고 있지만, 시스템 상으로는 신라시대 화백 제도처럼 '만장일치' 혹은 ‘다수결로 진행‘하는 '7인 집단 지도체제'이다. (시진핑과 같은)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주석이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6인) 전원에게 동의를 구헤야 하는 위치에 있다.


7인으로 구성된 최고의결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승인한 국가 정책은 매년 3월에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회의를 마지막으로 거치는데, 이는 (시진핑 같은) 중국 국가주석이 주관했던 '상무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공식 '추인'하는 행사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구 약 3억 5천만 명이 살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척에 있는 인구 약 14억 명이 살고 있는 또 다른 거대 국가인 이웃나라에 대해서는 사실상 알고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중국 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선진국들이 모여있는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많이 만나지 못했다. 그만큼 우리는 태평양 너머 '하나의 국가'에만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


불량식품에 관한 중국 뉴스, 한복과 김치를 흉내내려 한다는 짝뚱 문화에 관한 뉴스 등 중국의 단편적인 현상에 대한 안좋은 뉴스들 만 접하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자동차로 상징되는 우리 자동차 시장에 세계 1위의 전기자동차 BYD상륙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는 ‘품질부터 걱정‘한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설치된 1883년 인천항 개항 기념 조형물 (Image: Wikipedia)

'가게 주인(주인장)'을 의미하는 중국어 발음 '장-꾸이'(掌柜, Zhǎngguì, '짱궤이'라고도 표기)를 잘 알아듣지 못한 상태에서 귀에 들리는 대로 '짱깨'라고 발음한다.


철제 금고통 이전에 옛날에는 나무로 만든 상자(궤짝)현금을 보관했다. 이 궤짝을 장악할 권한은 ‘주인장‘ 혹은 가장 믿을만한 ’실권자‘ 만이 가지고 있었다.


한국인이 발음하는 ‘짱깨‘는 위의 ’궤짝‘을 ‘장악‘한 사람 즉, ’사장님 혹은 오너‘라는 뜻이다. 우리가 ‘짱깨‘라고 발음을 할 때마다, 기업의 오너들(Owners)을 큰소리로 대놓고 비하하는 셈이다.


서울의 명동과 홍대 상점들은 중국인 여행객이 없으면 매출이 급감한다. 그럼에도 한국에 1년 동안 입국하는 전체 외국관광객 약 1300만 명 중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또한, 행여 뭔가 '잘~만든 첨단 제품'을 발견하면, '대륙의 실수'라고 폄하하기 일쑤이다.


과연 중국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중국(인)은 지금 지구촌 관점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기업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뛰어난 중국 기업이 과연 몇 개나 존재할까? 우리보다 나은 첨단 기술력을 한국 전체인구보다 약 27배나 많은 이 거대한 국가는 얼마나 더 많이 보유하고 있을까? 와 같은 수 많은 질문을 던져본다.


위의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안다면,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그들과 어떤 방향에서 협력을 해야 하는 지를 알 수 있으리라 여긴다.


2030세대, MZ세대, 실버세대 등 어느 특정한 세대만 영향을 받는 단시일의 사안이 아니다. 오랜기간 두고 두고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국제관계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중국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이는 미국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무역 전쟁의 마지막 최강 상대자가 중국이라는 점만 보아도 그렇다.


성조기와 캡틴 아메리카,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이제 캡틴 차이나(Captain China)를 찾아야 하고, 그가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그와 함께 협력할 분야는 어디인지를 알아가는 것도 미국을 이해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덧붙이는 말) 다음 글부터는 중국을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중국 경제와 뛰어난 중국 기업 혹은 참고할 만한 현재의 중국 트랜드를 다루고 있는 ‘영어와 중국어‘로 발행된 해외뉴스’를 직접 번역(의역 포함) 및 요약해서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방문해 주시고,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References>


정봉비 기자, '인권위·대사관·경찰서 난동 ‘극우 캡틴 아메리카’ 구속', 한겨례, 2025-02-22

장서우 기자, '中 대사관 난입 '캡틴 아메리카' 결국…1년 6개월 실형 엔딩' 한경 Law & Biz, 2025-05-28

조영남 지음,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의 통치체제', 21세기북스, Page 50-76

Dan Moskowitz, '10 Largest Cities in the U.S.', Investopedia, 2024-12-04

中南海(Zhōngnánhăi), Wikipedia.org

U.S. Capital, <미국연방의사당과 의회> PDF 한글 파일

다음(Daum)사전, '짱깨'

김동하, '#39. 충칭-마지막 직할시', DooPediaT, 2020-05-20

WorldAtlas, 'The Deepest Canyon In The World'

NASA, '야루짱푸 대협곡'Yarlung Tsangpo Grand Canyon' (Satellit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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