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나 혼자다. 소울 멤버들과의 약속도 없고, 부서 동료들은 각자 약속이 있다. 이런 날은 나 혼자 걷가가 구내식당에서 혼밥을 한다. 오늘은 걷기를 하면서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다. 드라마에 대한 얘기다.
드마라 <우리들의 블루스> 첫 에피소드는 한수 (차승원)와 은희 (이정은)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아주 단순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ㅇ 한수는 돈이 필요하다.
ㅇ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좋아했던 은희는 돈이 많다.
ㅇ 은희에게 돈을 빌려볼까?은희를 좋아하는 척 할까?
ㅇ 그러나, 한수는 은희에게 빌린 돈을 다시 돌려준다.
한수와 은희 에피소드를 보고, 난 엉뚱항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100억을 가졌다면,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그들은 현재의 나를 좋아하는척 해줄까?
2.
나에게 100억이 있다면, 내 매력이 부족해도 그녀들의 호감은 얻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예를 들면, 그녀들이 원하는 물건을 하나씩 선물해 주면서, 환심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생일 선물로 샤넬백 하나 선물하고, 멋진 빨간 스포츠카로 에스코트 하고 말이다. 제주도 여행을 가도 최고급 호텔에 최고급 렌트카로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제페토 속 내 명품 캐릭터 ㅋㅋ
그러나, 지금의 나는 그 100억이라는 돈으로 그녀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사춘기 소년이 아닌 세상을 겪을 만큼 겪은 직딩 아재니까 말이다. 호감에서 매력 단계로 점프업하기 위해서는 100m 콘크리트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돈으로 호감을 얻을 수는 있어도 매력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나는 호감 단계 이상 레벨로 올라가는 확률이 낮은 사람이다. 그냥 '좋은 사람'이란 말만 듣는다. 아주 옛날 인기있었던 토이의 노래 '좋은 사람' 주인공 같은 좋은 사람 루저 캐릭터에 가깝다. 어린 시절에는 호감을 얻은 것을 매력을 얻은 것으로 착각했지만, 이제는 그런 착각에 빠지지 않을 만큼은 세속적이 되었다.
이렇게 호감과 매력의 차이를 안다고 해서 '매력'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리로는 잘 안다. '잘 들어주기'와 '챙겨주기'를 통해 호감을 얻고, '한 방'으로 매력을 얻으면 된다고... 그러나, 그 '한 방'이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게 아니니까, 다른 사람은 다 돼도 나는 안되더라.
3.
그런데, 회사 점심 시간에 100억으로 매력을 겟하는 이런 뜬금없는 상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요즘 내 삶이 재미 없기 때문이다. 뭔가 재미있는 껀수 찾아보려고, 이런 100억 상상 해보는 거 아니겠는가? 음.. 예전에 이런 경우 어떻게 했더라... 과거 경험을 돌이켜 보면, 해결 방향은 두가지였다.
첫째, 나를 가두고 있는 규칙 깨부수기. 둘째,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이유 붙여주기.
이런 과거의 성공 전략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나에게 100억이 있으면 더 다양한 돌파구를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뭔가 해봐야겠다.
4.
이제 타임 오버다. 점심 시간은 끝났다. 짧은 이 황당한 100억 상상마저 끝이다. 직딩이란 존재는 이런 것이다. 회사에 의해 내 시간을 구속 받는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100억이라는 돈을 상상해보고, 그 시절 나를 좋아하지 않았던 그녀들을 생각해보고, 내 100억을 바라보는 그녀들을 상상해보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