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옛날에 살고 있었다.

[점심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5] 덜어내기와 채우기

by 감자댄서

1.


오늘 점심은 A와 B 3명이서 먹었다. A와 B는 2년 전에 있던 부서에서 같이 일했었는데 2~3달에 한번은 점심을 먹는다. 그들과 함께 먹으면 편하다. 오늘도 편안한 점심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주 점심 5번 중 3번을 2년 전 부서 사람들과 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나는 2년전 부서에 4년을 일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친해진 사람들이 많다.


그 동료들 중에는 모닝 커피를 주로 마시는 멤버도 있고, 인스타에서 '좋아요'와 댓글을 자주 해주는 멤버도 있고, 맛집 투어 가는 멤버도 있다.


반면, 작년 부서 사람들과는 소통이 없다. 그리고, 올해 부서는 이제 친해지고 있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아직 2년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2년전 부서 프렌즈들과 먹은 점심



2.


2년전 부서를 만나고 나서 나는 행복해졌다. 2년전 부서는 마케팅 중에도 광고, SNS 마케팅을 하는 부서였는데, 한마디로 트렌드에 빠른 부서였다. 그리고, 그런 업무 특성에 맞게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직원들이 많은 부서였다. 솔직히 그 전에 내가 하던 업무와도 거리가 멀고, 내 라이프 스타일과도 달랐다.


그러나, 나는 그 곳에서 자유를 얻었다. 트렌드라고 하는 매일 변하는 생물 덕택에 내 안에 있는 작고 작은 끼가 기지개를 펼 수 있었다. 그 이전의 나는 범생이 소심이 직딩으로 살아왔다. 취미생활이라고 하는 것도 특별히 없고, 옷과 신발 등 패션도 잘 모르고,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모르는 그냥 직딩 아재였다.


내가 이렇게 변신한 로직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 동료들 덕택에 핫한 베이커리 카페에 가본다. 그리고, 옆 팀 사람들이 신는 신발 브랜드를 나도 사본다.
- 그렇게 새로운 것을 내 삶에 하나씩 추가한다.
- 나는 세상 모든 일에 오픈 마인드가 되어 간다.


그런데, 영원한 것은 없다. 회사의 지시에 따라 내 부서는 바뀌었다.




3.


다시 나에게 묻는다.

나는 2년전에 살고 있냐고?


누구는 말한다. 회사 생활이란 것이 다 그런거 아니겠냐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데 왜 돈을 주겠냐고... 재미없는 일 하니까 돈 주는 거라고...


요즘 읽은 책 중에 '내면적 자기퇴직 증후군'이란 표현이 나온다. 무슨 의미냐 하면, 심플하게 말하면 회사를 다니는데 마음 상태는 퇴직한 상태와 비슷하다는 뜻이란다. (박태현, 회사를 다닐 수도 떠날 수도 없을 때) 책 저자의 처방전은 4가지 마음을 챙기란다. 존중, 인정, 원하는 일, 성장.. 이 4가지 처방전을 또 쉽게 표현하면, 회사 생활에서 짜증과 불만을 줄이고 재미를 찾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재미난 회사 생활은 무엇인가? 다른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M.S.G.가 넘치는 생활이다. 멋 (M)과 설레임 (S), 그리고 깨달음 (G)이 묻어나는 생활 말이다. 라면에 MSG 스프를 톡 톡 톡 뿌리듯이 회사 생활과 개인 생활에도 MSG 토핑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내사 사용하는 MSG가 모두 2년전 MSG다. 유통기한이 지나서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오래된 MSG다. 즉, MSG를 업그레이드 해야한다.



4.


현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2년 전 내가 아닌 현재의 나를 만들기 위해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덜어내기!!!

그리고, 채우기!!!


무조건 30%를 덜어내서 빈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현재 라이프에 적합한 것으로 채워넣겠다. 예를 들면, 일주일 5번의 점심 중 1번은 혼자 먹는 시간으로 남긴다. 그리고, 2년 전 점심 멤버들은 주 1회로 횟수를 줄인다. 내가 보는 콘텐츠 검색 키워드도 카페/맛집과 현재 관심사 타로카드 등으로 5:5 균형을 맞추겠다. 책도 생각할 꺼리를 주는 책에 하루 25분 배정하고, 5분 리뷰하겠다.


이렇게 하면 나는 현재에서 더 행복해 질 것 같다. 음하하하하. 한달 후 변화된 모습을 체크해보자. 지금보다 20% 행복해지면 된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