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 파트4:군필자만 아는 것들

군필자만 아는 불편한 진실, 군대 낭설에 대하여

by Yong

군필자만 아는 불편한 진실, 군대 낭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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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게 영원한 미지의 영역이다. 그래서일까, 군대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과장과 허풍이 뒤섞여 하나의 '낭설'이 되어 사회에 퍼져나간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실소했을 법한, 그러나 미필자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는 그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PX는 싸다는 착각, 그리고 세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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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PX 가면 라면이 200원이고, 과자도 반값이야!"

입대 전, 선생이나 삼촌 뻘 어른들에게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자대에 배치받고 처음 PX에 갔을 때, 나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이거나 사실은 미필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복무하던 시절의 PX 물가는 민간 편의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쌌다. 월급이 병장 기준 1만 5천 원에 불과했던 시절, 그 돈으로는 하루 만에 간식을 탕진하기에도 부족했다.


이 낭설이 퍼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 삼촌 뻘 세대는 실제 현역 복무율이 낮았던, 실질적인 '미필 세대'에 가깝다. 그들은 군필자들이 허풍처럼 늘어놓는 무용담을 진짜로 받아들였고, 그것이 세대를 거치며 사실처럼 굳어졌다.


물론 PX에서 정말로 싼 것이 딱 하나 있기는 했다. 면세가 적용된 술. 하지만 그것은 우리 같은 사병은 살 수도 없는, 오직 간부들만의 특권이었다. 결국 사병에게 PX는 값싼 천국이 아니라, 비싸고 선택지도 한정된 작은 가게에 불과했다.


훈련의 진짜 고통은 '코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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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 훈련에 대한 낭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흔히 외줄 타기나 각종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것이 유격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코스 타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그는 미필일 확률이 높다." 군필자들은 안다. 유격의 진짜 고통은 코스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코스를 타는 1~2분은 차라리 '쉬는 시간'에 가깝다. 진짜 지옥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50분 동안 계속되는 PT 체조와 얼차려다.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끝없이 이어지는 고통 속에서, 코스에 오르는 순간은 잠시나마 그 지옥에서 벗어나는 해방의 순간일 뿐이다. 물론 그 전후 과정, 즉 훈련장까지의 완전군장 행군과 야전에서의 불편한 생활이 고됨의 본질임은 말할 것도 없다.


라면과 뽀글이, 그리고 계란후라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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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음식에 대한 낭설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방 부대에서 소대원들이 다 같이 라면을 끓여 먹었다는 이야기는 판타지에 가깝다. 사병이 함부로 취사를 하는 것은 영창감이다. 보급으로 나오는 라면은 대부분 간부들의 몫이었고, PX에서 사병에게 파는 라면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우리가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집에서 소포로 보내주거나 휴가 때 사 온 라면을 이용한 '뽀글이'가 전부였다.


심지어 뽀글이에 대한 인식조차 와전되어 있다. 뽀글이는 팔팔 끓는 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취사가 금지된 환경에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은 중대 복도 정수기의 미지근한 온수뿐이었다. 라면을 잘게 부숴 스프를 뿌리고, 그 미지근한 물을 부어 불려 먹는 것. 젓가락도 없어 포크 달린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했던 그것이 야전 부대 뽀글이의 진짜 모습이다.


계란후라이도 마찬가지다. 식단표에는 분명히 '계란후라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내가 페바에서 복무하는 동안 그것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항상 나온 것은 삶은 계란이나 계란찜이었다. 계란후라이에 필요한 식용유를 간부들이 빼돌렸기 때문이다. 양념이 늘 부족했던 제육볶음처럼, 사병들의 식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축나고 있었다.


세 가지 맛의 군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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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리아는 그 정점에 있는 음식이다. 훈련소에서 처음 맛본 군대리아는 정체불명의 패티와 딸기잼, 케첩이 뒤섞인 '불협화음의 극치'였다. 토할 것 같다며 먹지 못하는 훈련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자대에 가면 부대마다 레시피가 천차만별이라 그 맛도 달라진다. 내가 있던 7사단의 군대리아는 그저 '먹을만 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최고의 군대리아는 훈련병 시절 입원했던 논산 국군병원에서 나왔다. 그곳의 군대리아는 동그랗고 얇게 튀겨낸 감자튀김과 진짜 계란후라이가 함께 나왔다. 그 조합은 사제 햄버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이처럼 군대에서의 경험은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이 속한 부대의 환경과 문화, 그리고 시대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그렇기에 섣부른 일반화와 낭설은 실제 그곳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군대는, 겪어본 자만이 아는 고유한 무게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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