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으로 쓴 하루

by 온길
멈춤도 하나의 문장이다.


오늘은 몸이 무겁다.
편도선이 붓고, 머리도 아프다.
하루 종일 피로가 쌓여 있었다.


퇴근 후,
맛있는 음식을 나에게 먹이고,
따뜻하게 한숨 재운 뒤에야
비로소 조금 숨이 돌았다.


잠시 망설이다 컴퓨터를 켰다.
‘매일 한 편씩 쓰겠다’던 나와의 약속을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쉬워서였다.


하지만 내가 나를 보며 곧 알게 되었다.


약속을 지킨다는 건
언제나 완벽히 완수해내는 일이 아니라,
그 약속을 세운 나를 잊지 않는 일이라는 걸.


오늘의 나는 그저 나를 바라본다.
“괜찮아, 오늘은 쉬어도 돼.”
그 한마디에 마음이 조금 풀린다.


쓰지 않아도 괜찮다.
이렇게 멈춰 나를 바라보는 시간도

어쩌면 글을 쓰는 일과 다르지 않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니까.


나는 이제

나에게 달큰한 쉼을 허락한다.

멈춤의 시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롯한 내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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