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마지막 날
사람들이 뉴욕에 다녀온 다음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프로필 사진의 배경으로 선택하는 곳이 어디인가 하면 나는 타임스퀘어 아니면 덤보일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실제로 내 친구들이 뉴욕에 다녀오면 죄다 프로필 사진이 덤보(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로 바뀌어 있었다. 그만큼 뉴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곳이란 뜻이지. 처음에 뉴욕 여행 검색할 때 덤보가 계속 뜰 때는 내가 아는 그.. 아기 코끼리 맞는가.. 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알아보니 맨해튼 브리지가 건물 사이로 보이는 구역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유치원생 수준의 단순한 알고리즘에 스스로 머쓱하기 그지없었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기 전에 먼저 덤보에 들렀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자리에 내가 지금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들떴다. 꽤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나름 내 사진 찍을 스폿은 찾기 쉬웠다. 날씨가 좋아서 다리도 하늘도 선명하게 잘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친구랑 같이 연신 프사 하나를 건지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삼각대라도 갖고 가서 같이 찍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뚜벅이 여행에 짐 무게를 줄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근처에 유명한 줄리아나 피자집이 있는데 웨이팅 심하다는 말도 있었고 식사 시간으로 하기엔 조금 애매한 시간이라 아쉽지만 패스하고 구글맵에 의지하여 맨해튼 브리지 위로 이동했다. 구글맵은 인류의 문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 틀림없다. 구글맵이 없었더라면 미국 대륙에서 20대 30대 두 명이 이렇게 혈혈단신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야 카카오맵이니 네이버지도 같은 것들에 밀려 뒷전이었지만 해외여행에서는 이 친구만 한 든든한 파트너가 또 없다.
맨해튼 브리지를 오르면 여러 가지 포장마차들이 일렬로 있다. 거의 대부분 생과일, 음료수, 얼음물 같은 거라든지 모자, 마그넷, 티셔츠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점 같은 곳인데, 입구는 비싸고 끝으로 갈수록 저렴하니까 입구에서부터 사는 바보 같은 행동은 하지 말도록. 모자는 물론 어떤 브랜드의 짝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10달러도 안 하는데 퀄리티가 꽤 괜찮아서 한국에서 쿠팡에서 사는 것보다 준수했고, 마그넷도 1달러 정도에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가격에 미국에서 모자랑 마그넷을 사다니, 요즘 동남아에 가도 마그넷 1개를 1000원에는 못 사는데 조금 뿌듯했다. 마그넷은 지금도 내 냉장고 사이드에 다른 해외에서 건너온 마그넷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가놓고도 마그넷 안 사 온 나라들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다음에 또 가보면 되니까.
맨해튼 브리지는 현수교로 두꺼운 철제 케이블들이 다리를 지지하고 있어서 을씨년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다리에 걸터앉아서 여러 사진을 찍었다. 근데 위험할지도 모르는 행동이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한 번 걸터앉아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 사진을 대충 찍고 노을 지는 하늘을 걸었다. 사람도 참 많았다. 날씨는 선선해서 다리는 좀 아프지만 걸을만했다.
맨해튼 브리지를 건너 이제 월스트리트로 향했다. 미국에 가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것이 체리여서 마트에 가서 체리를 1kg 정도 샀다. 우리나라에서 이 퀄리티(더 달고 더 통통한)에 이 정도 양이면 2만 원은 할 텐데, 미국에서는 8천 원 정도밖에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체리를 사서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황소상으로 향했다.
한국사람들만 미신을 믿는 줄 알았는데,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하긴 별자리니, 타로카드니 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미신들이다. 다들 황소상의 중요부위를 만지러 줄을 서 있었다. 만지기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증숏을 찍다 보니 줄을 기다리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살뜰히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황소상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 때문인데, 아직 내가 부자가 되지 않았으니 좀 더 관망해야 할 부분이다. 부자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이렇게 미국여행(뉴욕)이 끝이 났다. 나름 준비를 많이 하고 간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 때문에 당시에는 인상이 나쁜 편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추억이 되었다.
만족도★★★★☆ (그래도 내가 미국까지 여행 왔다.)
예 산★☆☆☆☆ (물가가 많이 높음. 원래 금액도 높고, 10% 부가세에 팁 20% 추가됨)
난이도★★★☆☆ (영어 잘할 수 있어야 함. 그 외 난이도 쉬운 편)
맛 집★★★☆☆ (저렴하게 먹을거리들도 있음, 향신료 적음. but 전체적으로 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