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긴 연휴 앞 불안증의 엄습!
이 가을, 열흘의 쉼표가 다가온다.
그 쉼을 기다리며
숨가쁘게 지냈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아이들의 민원도
자질구레 씨끄러운 잔소리 대마왕의 걱정도
배경음악 쯤으로 넘겨버리며
곧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쉼이 올거야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으로 가볼까
싱싱한 가자미 사러 죽도시장을 가볼까
내 머릿속 서랍 속 미완성 글을 출산해볼까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릴지라도
설레며 견디며 두 달
한달만
보름만
그러다 이제 카운트다운.
셋! 둘! 하나!
그런데
쉼이 오기도 전에, 오늘
불안이 먼저 찾아 왔다
쉼이 끝나면 어쩌지?
아직 카운트다운도 끝나지 않았는데
아직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내 마음은 쉼의 마지막날에 가 있다.
욕심이 끝도 없다
나만 그런가?
긴 연휴를 기다리는 동안 행복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연휴 내내 하루하루 남은 연휴 날짜를 세고 있을 내 모습이 떠올랐다. 목졸리는 기분의 연휴 마지막 날 그리고 출근하는 아침을 떠올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