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여보세요. 곡선 지구대의 김대식 순경입니다. 김** 어머님 맞으신가요?"
막내의 반란이 일어났다. 나의 무관심 때문일까?
쉼 없이 달려오던 한국의 삶이 막내의 반란으로 쉼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막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12월 분실카드를 피시방에서 사용하다가, 카드 주인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경찰에 잡혀갔다. 초범으로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 3일 프로그램 이수로 판결이 났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나는 가슴에 구멍이 뻥 뚫어졌다.
한국에서 네 번의 사춘기를 지내고
이제 막 다섯 번째 사춘기를 지나
숨 돌릴 틈 없이 여섯 번째의 사춘기 태풍의 눈처럼 거대한 폭풍을 몰아오는 주이었다.
피시방을 다닌 지 한 달,
6학년 1학기에는 전교 부회장을 하던 모범적인 아이가
어떤 시점에 흑화 한 것인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언제부터일까?
그것이 벌써 일 년 반전의 일이다.
막둥이는 친구들과의 의리를 지키려는 것이었을까?
같은 반 어제까지는 이름만 알고 인사만 하던 친구가
오늘의 비밀을 공유하는 절친이 된다는 것은
아직도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건 당일 막내는 경찰 조사 후 집으로 오지 않고
그 친구들과 만나고 있었다.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정황상
그리고 느낌상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그런 일이 범죄라는 것을 막둥이는 이미 알고 있다.
막둥이는 길에서 주운 카드를 경찰서에 가져다주기도 했다.
나는 참 오지랖 넘은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분실 카드를 피씨 방에서 사용했다는 사실에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했을까?
이제 일 년 반이 지났다.
날씨마저 혹독하게 추운 그날의 일과
또 몇 개월이 지나고 법무부의 청소년 지도 프로그램에 다녀온 일들
지금은 과거가 되었지만
나는 그 당시 어떤 부모였을까?
이미 다섯 명의 아이를 키운 엄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형과 누나는 격렬하게 반응을 했다. (안 좋은 쪽으로)
엄마인 나는....
아마 나도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현명한 엄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누군가는 정말로 진정한 어른이다.
시간이 지나서
이 글을 쓰면서 조용히 막둥이를 불렀다.
손을 꼭 잡았다.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시간이야.
엄마는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어"
"아이스크림 할인점에는 사람들이 깜박하고 놓고 같 카드를 담아 놓는 통이 있어.
그날 이상하게 궁금했어.
이 카드들은 사용할 수 있을까?
사용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피시방에서 3000원을 사용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그래서 다음날 7000원, 그런데 경찰 아저씨가 온 거야."
분실 카드를 쓰면 절대로 안 되는 거다.
나는 이 이야기가 더 큰 충격이었다.
단지 궁금해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다음날 액수를 두 배이상 늘려 본 거다.
좋게 이야기하면 리스크를 계산하면서 조금씩 시도한 거라고 할 수 있다.
리스트를 계산해서 조금씩 시도라니!
나는 오히려 경찰에게 잡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을 기반으로 돈의 사용량을 늘인 행동이니
경찰이 오지 않았으면 분명 더 큰 액수의 돈을 사용했을 거다.
청소년 교정 프로그램에서 분실카드로 몇백만 원을 쓴 형이
아들에게 만원은 돈도 아니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 아들, 1원도 내 돈이 아니라면, 범죄야."
나는 이것을 범죄 성향으로 보았던 것 같다.
나는 무지한 엄마였다.
생각의 기준을 세워주기보다
화들짝 놀란 내 가슴을 주체할 수 없어서 큰소리가 먼저 앞선 그런 엄마.
일 년 반이 지나고 그때를 돌아보니
갑작스러운 경찰서 행
거기다가 검찰청에 출두 판사님을 만나고
법무부 청소년 교정 프로그램 3일을 참석하게 되었다.
차라리 그날 경찰에게 잡혀간 게 잘된 일 같다고 막둥이가 말했다.
집 앞 아무도 안 들어가는 하천에서 조개를 잡고 수영을 하고
그 하천을 따라 먼 곳까지 탐험을 다니던 별난 초등학생 막둥이가
사춘기 중요한 인생의 갈림길을 지나서 일 년을 컸다.
키도 크고 마음도 크고
그러나
아직은 사춘기다.
나는 다섯 번의 사춘기를 지났지만
또다시 사춘기를 맞이했는데, 난이도가 별 세 개다.
머리가 어질어질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공부하고 있다.
사실 그 시기에 막둥이를 데리고 법무부에 데려다주고
3일을 8시간씩 기다리는 바로 그때 15년을 방치한 블로그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어언 일 년 전 일이다.
막둥이의 인생의 갈림길이 나에게도 글을 쓰게 된 갈림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