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사회.

억울하면 돈 벌어라

by 이정훈

돈 없으면 죽지도 못하는 세상이다.

한 사람이 죽으면

장례 식장 시설 사용료와 염습비가 든다.

대학 병원이나 장례식장 빈소 사용료와 입관(염습) 비용이다.

그리고 음식비용이 든다

죽은 사람은 몰라도 산 사람은 먹어야 한다.

조문객들의 숫자에 따라 장례식장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는지에 달렸다.

장의 용품도 필요하다.

죽은 사람이 누울 관도 필요하고

상주가 입어야 할 수의도 필요하고

영전에 올릴 향도 피우고 꽃 장식도 필요하다.

운구를 하려면 차량도 있어야 하고 사람도 있어야 한다.

화장하면 화장 비용 매장하면 매장비용이 필요하다.

화장비, 봉안비(안치)가 필요하고

매장묘, 평장묘, 수목장

고인이 누울 땅이 필요하고 공간이 필요하다.

역시 부동산에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

장지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8백만 원 내외가 필요하다.

다 돈이다.

2015년 통계치 평균은 1,443만 원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2천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공설 장례식장을 이용하고 관내 화장장을 이용해도

최소 4백에서 6백만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보통 5백 이상이다.


경제학에서는

개인의 생명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측정한다.

통계적 생명의 가치 (Value of a Statistical Life, VSL)이다.

2008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통계적 사망가치는

11억 3천만 원~18억 3천만 원이다.

주로 노동자가 위험을 감수하며 받는 임금 프리미엄을 분석한 수치다.(1)

사망 위험 감소에 대한 사람들이 긱꺼이 지불하려는 가치이다.

다른 측정 방식도 있다.

일실수익액(逸失收益額=상실수익액) 혹은 손실소득액, 소득손실액이다.

사람이 생존 시 벌어들일 잠재적 소득을 객관적 지표에 따라 현재 가치로 산출한 금액이다.

일실수익액=(월소득−생계비) ×가동연한에 해당하는 중간이자 공제계수 ×(1−과실비율)로 계산하다.

주로 보험사의 약관 기준이나 법적 소송 시스템상 소송기준으로 활용된다.

2000년 통계기준 국내 사고사로 인한 전체 손실액은 17조 5천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인스타에 광고가 하나 올라왔다.

처음엔 광고인지도 몰랐다.

유명 인사들의 얼굴이 동아일보 사설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등장한다.

유재석도 등장하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등장한다.

손석희 아나운서도 등장한다.

유산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책적인 이야기였고

신뢰에 관한 이야기였고

기술에 관한 이야기였으며

플랫폼에 관한 이야기였다.

AI가 자동으로 출자하고 수익을 올리니

투자하라는 소리였다.

평소 같으면 돌아보지도 않을

황당한 광고였다.

프록트랜드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이었다.

해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뉴질랜드에 걸려온 전화였다.

006 44 20 8070 1716

웹 사이트도 있었다.

https://www.proxtrend.com/ko/trade/

고객센터도 있었다.

전화는 일본으로 연결되는 국제 번호였다.

고객 서비스+815030850091

이메일 : info@proxtrend.com

영어 할 줄 아냐며

상냥한 외국인이었다.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여인이었다.

순식간에 계정이 만들어지고

현대 카드 계좌에서 250달러 354,850원이 결제되었다.

일시불이었다.

“ 간편하게 CFD 투자 시작하기 ”(2)

CFD가 뭔지도 모르면서 돈을 쉽게 불려 주겠다는 말에 귀신이 씌었나 보다.

순간 정신이 들었다.

카드사로 전화해 결재 취소를 요청했다.

가맹점이 취소해 줘야 취소할 수 있단다.

가맹점이 해외에 있어 매출 전표가 만들어지지 않아 분쟁 조정 신청도 어렵단다.

카드를 정지시키고 새로운 카드를 신청했다.

이렇게 멍청한 호구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뒤늦게 돌아본 스팸성 광고엔 답글들도 환장이었다.

겨우 30만 원 맡겼는데 한 달 만에 몇 백이 되었다느니

몇 천이 되었다느니....

비트코인이 1억 7천8백을 찍고 있었다.

코스피 3,549.21 / 코스닥 854.25를 찍고 있었다.

인스타에 다시 접속하니

이번엔

이병헌이 등장해서 자기만 아는 비밀 자산 증식 방법이라며....


현금 1백만 원 찾으려면 은행 찾아,

현금 인출기(ATM) 찾아 삼만리는 기본이고

한번 최대 인출액이 겨우 1백이다.

그것도 하루 6백이 최대인 나라에서

수십억이 인터넷상에서 숫자로 오가고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물건을 사고 송금을 한다.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다.


억울하면 돈 벌어라.

어머니가 하시던 말이었다.

동네에서, 은행에서, 동사무소와 경찰서와 세무서에서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에서 천대와 멸시를 당하시던

어머니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억울하면 돈 벌어라.

결국 어머니는 많은 돈을 남기셨다.

평생 다 쓰고 죽으려 해도

절대 불가능할 정도의 액수를 남기셨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이 돈을 굴리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양한 곳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가 평소 자주 찾으시던 비영리 사회단체부터

공익법인, 종교단체, 심지어 다니지도 않은 학교에서도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의 유언에 의한 유증이 있었다는 등

일월 일시에 기증하시기로 했는데 이행이 안되었다는 등등

생전에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시겠다는 뜻은 알고 있었으나

이건 아니다 싶은 곳에서 끝없이 연락이 왔다.


어머니는 살아생전 유한 회사 하나 만들자 하시더니

회사에 현물 출자를 하셨다.

가족 법인을 통해 지분 승계를 하신 것이다.

유한 회사 현물 출자는 직접적인 증여, 상속보다 절세 효과가 크다.

지분 가치의 평가 절감효과가 있으며

과세 이연을 통해 세금 납부의 시기를 조절할 수 있고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가업의 승계 및 재산 방어에 유리하다.

50%의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상속이나 증여에 비해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경영 참여 구조와

출자 지분에 대한 적정한 가치 평가 방식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

세무서는 실질 과세 원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즉 세무서의 PCI 시스템(Property-Consumption-Income)은

AI기반 지능형 탈루 위험 탐지 시스템으로

납세자의 재산(Property), 소비(Consumption), 소득(Income)을 근거로

그 흐름을 통합 분석하여 신고 내역과 실제 경제 활동 간 괴리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사실 현물 출자 시 법인세와 상속세는

세목이 다르고 과세 대상과 납세 의무자가 다르기 때문에

이중과세도 아니며 전혀 다른 형식의 과세인 것이다.

세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던 시절 어머니는

대기업들이 주가 조작으로 상속하던

불법적인 행태를 못마땅히 여기셨다.

그리곤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세목 구조와 시점 그리고 평가 방식과

자산의 통제권 여부까지 모두 따지고 내린 결론이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돈이 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정보와 시스템이 돈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화식열전(貨殖列傳)에

경제와 상업 활동을 다룬 편에서 재산을 모으는 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凡編戶之民(범편호지민),富相什則卑下之(부상십즉비하지),

伯則畏憚之(백 즉 외탄지),千則役(천 즉 역),萬則仆(만즉복),物之理也(물 지리야)。

무릇 호적에나 올린 사람들은 부가 자기보다 열 배이면 그 사람에게 굴복하고

백 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고 꺼리게 되며

천 배가 되면 그의 일을 해주고

만 배가 되면 그의 노복이 되니 사물의 이치가 이러한 것이다.(3)



1. 지불의사 접근법 : 경제학자들은 위험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추가적인 사망 위험(확률)을 감수하는 대가로 얼마나 더 많은 임금 프리미엄을 받는지를 분석한다. 이 프리미엄 금액과 사망 확률의 관계를 통해 사회가 암묵적으로 한 생명의 가치(위험 감소에 대해 기꺼이 지불할 용의)를 얼마로 평가하는지를 역추산할 수 있다. 예시) 스턴트맨처럼 사망 확률이 높은 직업의 임금 프리미엄을 분석하여 사회 전체의 안전 정책 편익을 계산하는 데 활용된다.

2. CFD는 차액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의 약자이다. 투자자가 기초 자산(주식, 지수, 상품 등)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에 대해서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 계약이다. 레버리지(Leverage) 효과를 활용하여 적은 증거금으로 큰 규모의 투자가 가능하고 공매도와 유사하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

3. 129-7/9 [史記列傳(사기열전)] 권 129 貨殖列傳(화식열전) (7/9) https://blog.naver.com/swings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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