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후이에서 일할 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점심시간이었다. 특히 우리 몇 명이 "오늘은 밖에서 먹자"고 결정한 날이면 더욱 그랬다.
"어디로 갈까?"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 우리는 마치 보물찾기를 떠나는 아이들처럼 들뜨기 시작했다. 쉬자후이는 상하이에서도 특별한 동네였다. 현대적인 고층빌딩들 사이로 옛 상하이의 흔적들이 숨어있는 곳. 우리 회사 주변만 해도 수십 개의 골목이 있었고, 각 골목마다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프랑스 동료는 항상 "authentic한 곳"을 찾으려 했다. 그가 말하는 authentic이 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그의 열정만은 진짜였다. 독일 친구는 구글 지도를 열어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찾았고, 브라질 동료는 그냥 "저쪽으로 가보자"며 감각에 의존했다.
어느 날은 쉬자후이 골목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현대적인 사무용 건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면집에서 우리는 인생 국수를 만났다. 할아버지 한 분이 혼자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메뉴도 중국어밖에 없었다. 우리는 손짓발짓으로 주문했고, 나온 면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맛있었다.
인도 친구는 항상 새로운 향신료를 찾아 헤맸다. "이 냄새 좀 맡아봐"라며 우리를 이상한 식료품점으로 끌고 들어가곤 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이름도 모르는 향신료들을 구경했고, 가끔은 용기를 내서 사보기도 했다.
일본 동료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음식 사진은 물론이고, 골목 풍경, 간판, 심지어 우리가 걷는 모습까지. "나중에 일본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라며 열심히 셔터를 눌렸다.
점심 한 시간으로는 부족했다. 맛집을 찾고, 주문하고, 먹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빨리 빨리" 모드가 되었다. 러시아 친구가 "왜 이렇게 급해?"라고 물으면, 미국 동료가 "PM이 기다리고 있어"라고 대답했다. 그 PM이 바로 나였지만.
어떤 날은 위안으로 갔다. 프랑스 조계지의 흔적이 남은 그 거리에서 우리는 마치 파리에 온 것 같다고 했다.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각자 자기 나라의 비슷한 풍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층에 세계 각국의 음식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 신기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음식을 사서 테이블에서 나눠 먹었다. 마치 작은 세계박람회 같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비 오는 날이었다. 우산도 없이 뛰어나온 우리는 가까운 지하상가로 피했다. 그곳에서 찾은 작은 딤섬집에서 우리는 1시간 넘게 앉아있었다. 회사에 늦는다고 걱정하면서도, 그 따뜻한 딤섬과 차가 너무 좋았다.
점심 탐험 후 회사로 돌아가는 길도 재미있었다. 배가 부른 상태로 천천히 걸으며, 방금 먹은 음식에 대해 평가했다. "오늘 음식은 몇 점?" 이런 식으로. 독일 친구는 항상 논리적인 평가를 했고, 브라질 친구는 감정적인 평가를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다른 층 직원들이 "어디 다녀왔어요?"라고 물으면, 우리는 마치 큰 모험을 다녀온 것처럼 신나게 이야기했다. 사실 회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참 좋았다. 쉬자후이라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동네에서 우리만의 작은 지도를 만들어가는 시간들. 매일 새로운 골목, 새로운 맛, 새로운 발견들.
그 점심시간 탐험들 덕분에 나는 쉬자후이를, 그리고 상하이를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관광 가이드북에는 없는, 현지인들만 아는 그런 곳들을.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
언어가 달라도, 문화가 달라도,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모두가 같은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