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명절 보내고 싶어
이번 주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 추석이다.
하지만 스페인에 사는 나는 당연히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없다.
한국의 큰 명절인 설날과 추석은
가족이 모이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날이지만,
스페인에는 그런 명절이 없다.
대신 크리스마스에는 스페인 사람 모두가 진심이다.
(이건 크리스마스쯤에 따로 써야겠다)
스페인에서 추석은 그냥 평범한 하루이지만,
이 날만 되면 괜히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팥 부꾸미, 수정과, 만두가 떠오른다.
어느 해 추석,
출근하자마자 에콰도르인 동료가 약과를 내밀었다.
놀라서 이유를 묻자,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추석 행사에 갔는데 선물로 나눠줬는데, 네 생각이 나서 가져왔어.”
라는 거다.
우와..그 순간, 정말 감동이었다.
스페인에서 살며 추석을 특별히 챙긴 적은 없는데
누군가 나를 떠올려준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다.
작은 약과 하나였지만, 그게 그렇게 큰 위로가 될 줄이야.
그날 이후로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추석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한국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꼭 한국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좀 편해진다.
돌아보면,
어렸을 땐 그날이 너무 기다려졌고,
학생 땐 괜히 부담스러웠고,
지금은… 그날이 참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