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페인 배꼽시계

그리운 한국의 밥상

by Luna

스페인에서 살면서 지금까지도 제일 적응 안 되는 것 중 하나는 식사 시간대다.


혼자 밥을 먹을 땐 한국처럼
점심은 오후 1시, 저녁은 오후 6시쯤에 먹었다.


스페인 친구들과 함께 식사할 땐,
점심은 오후 2~3시, 저녁은 9시쯤 먹었다.


처음엔 “파티하려고 일부러 늦게 먹나?” 싶었는데,
나중에 남자친구와 살면서 알게 됐다.
이게 바로 스페인의 식사 시간대라는 걸…


처음 3개월은 “스페인에 왔으니 스페인 사람처럼 먹어야지” 하고 따라 해 봤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유 모를 짜증이 점점 심해졌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빵 때문이었다.
스페인은 빵이 주식.
쌀밥 대신 매일 빵만 먹으니, 몸도 마음도 화가 난 거다.


게다가 점심을 오후 2시에 먹으려니 배고파서 계속 군것질하게 되고,
저녁은 자기 직전인 9~10시에 먹으니 늘 속이 더부룩했다.


음식도 입에 잘 맞지 않았다.
스페인 음식은 대체로 다 짜고 달았고, 매콤한 맛은 없었다.
야채 종류도 한정적이라 늘 똑같은 느낌.


감자는 정말 많이 먹는다.

감자튀김, 감자조림, 감자 넣은 국, 찐 감자..

한국의 보릿고개나 남북전쟁이 생각이 나는 정도다.

이럴 때마다 한국 마트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결국 5kg이나 쪘다.


더 이상 난 스페인식으로 밥을 못 먹겠어서 직접 한국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배추김치도 담그고, 밥도 짓고,
식사 시간도 한국식으로 바꿨다.


점심은 1시, 저녁은 6시.
다시 밥을 제대로 먹으니 체중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결론은 하나.
밥은 역시… 한국이 최고다.


p.s 이 글을 쓰면서 한국 청국장이 생각난다..! 한국음식 정말 쵝오야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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