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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Feb 28. 2017

사랑하는 당신들

거울을 닦으며 지워낼 우울에 관한 일기

나는 연예인보다 우리 손녀가 더 예쁘더라는 무뚝뚝하게 표현이 서투른 외할머니의 말, 손이 차 밥은 먹었니 눈감는 순간까지도 순 걱정뿐이던 착하고 예쁜 친할머니, 넌 나의 보석이라고 애정가득한 눈으로 말해주던 외삼촌과의 소주한잔, 졸업식 전날 바쁜일이 있어 못가노라 하지만 널 항상 믿고 응원한단다 하던 큰아버지와의 통화, 본인은 팍팍한 삶을 한숨 한번 크게 못쉬고 살았어도 나는 늘 공주처럼 대해주시는 큰엄마가 쥐어주신 용돈, 깜찍하게 똑똑하고  예뻤던 나의 어린날부터 다 어른이 된 지금까지 나를 늘 여우라고 불러주는 현명하고 사이좋은 이모들.

자기 날개를 부러트려 기꺼이 나의 날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전부가 되어준 아빠

현실의 구속에 대거리 한번 못하고

머리채를 잡혀 질질 끌려다니는 슬픈 엄마

사랑하는


요즘처럼 내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는 때, 뿌옇게 김이 서린 거울을 닦으면서 나는 그런 것들, 그런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그러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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