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주사제 뒤에 숨겨진 그림자

by 자신을사랑하기

21화: 주사제 뒤에 숨겨진 그림자 - 25%의 전쟁


이번에는 더 확실하고 단단한 방벽을 세우기로 했다. 당신이 약을 몰래 뱉어내거나 숨기는 일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의사와 긴 상의 끝에 한 번 맞으면 한 달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치료를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상담실에서 의사 선생님은 화이트보드에 숫자를 적어가며 우리 가족의 새로운 설계도를 신중하게 설명하셨다.


"이 주사가 아내분의 상태를 70% 정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든든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겁니다. 하지만 나머지 25%는 반드시 매일 먹는 약이 채워줘야 해요. 주사가 거대한 기둥이라면, 약은 그 기둥 사이사이를 메우는 벽돌 같은 거죠. 이 25%의 벽돌이 빠지면 70%의 기둥도 결국 기우뚱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5%는 아마도 신의 영역이거나 우리 가족의 인내일 터였다. 주사만 맞으면 적어도 예전처럼 유모차 아래에 식칼을 숨기거나 아이를 흔드는 극단적인 사고는 없을 거라는 희망에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70%'라는 숫자는 나에게 지옥 같은 불안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처럼 보였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당신의 생각은 나의 안도와는 전혀 다른 궤도를 달리고 있었다.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일종의 '면죄부'가 되었다. 70%나 안전해졌다는 의사의 말이 당신에게는 이제 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져도 된다는 보상 심리로 작용했다.


"오빠, 주사가 70%나 잡아준다며. 그럼 나 이제 거의 다 나은 거잖아. 먹는 약은 나를 너무 물에 젖은 솜처럼 늘어지게 해. 하루 종일 멍청이가 된 기분이란 말이야. 나머지 25% 정도는 내 의지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 나 좀 믿어줘."


당신은 '70%'라는 숫자를 방패 삼아 다시 고집을 피우기 시작했다. 주사 덕분에 예전처럼 날카로운 환각에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약을 거절하는 날이 늘어날수록 당신의 내면은 걷잡을 수 없이 예민해졌다. 의사 선생님이 경고했던 그 '25%'의 공백은 결코 산술적인 숫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상식과 망상, 안온함과 불안 사이를 가르는 거대한 낭떠러지였다.


주사가 잡아주는 70%의 평온함 아래에서, 채워지지 않은 25%의 불안이 서서히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당신은 "내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약을 거부할수록 당신의 눈빛은 다시 유리 조각처럼 날카로워졌다. 사소한 층간소음이나 아이의 작은 장난감 소리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며 거실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나는 매일 밤, 당신이 삼키지 않은 그 '25%의 알약'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고뇌했다. 주사라는 튼튼한 기둥을 세웠다고 안심하던 사이, 당신의 영혼은 약이 닿지 않는 그 작은 틈새를 타고 다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70%의 힘으로도 막지 못한 25%의 반란. 아이는 다시 엄마의 눈치를 보며 거실 구석으로 몸을 피했고, 나는 새벽마다 거칠게 몰아쉬는 당신의 숨소리를 들으며 우리가 다시 지옥의 입구에 서 있음을 직감했다.


아무리 견고한 기둥을 세워도, 그 안을 채우는 마음의 벽돌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한 우리의 성벽은 결코 안전할 수 없었다. 나는 당신의 '의지'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그리고 그 부족한 25%가 우리 삶 전체를 얼마나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하며 다시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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