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쓰기 미니특강(이동영 글쓰기)
임팩트 있는 글쓰기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있다.
하나.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을 것.
내가 할 말이 많아서 글쓰기를 하는 건 좋다. 본래 '글쓰기'라는 건 내면에 무언가 가득 찼을 때, 그것이 흘러넘치면서 찾게 되는 자기표현의 도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많은 할 말들을 전부 다 전달하려 한다면 곤란하다.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선 선명하게 남는 것이 없거나 그저 혼란스럽고 말 테니까. 그럴 땐 마지막 퇴고 과정에서 '어떤 대주제로 이 글을 썼는지'가 명확하도록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 빈 종이에 내가 할 말을 다 쏟아내었다고 가정하자. 글쓰기가 말하기보다 좋은 점이 무엇인가? 메시지가 선명하도록 고치고 다듬어 볼 수 있다는 게 아닌가? 내가 할 말이 많다는 걸(혹은 많이 알고 있거나 힘들게 조사했다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하나의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소통)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말이다. 여운을 남기고 싶다면 이 말을 기억하자. 한 편의 글은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둘.
고유한 목소리를 담을 것.
가끔씩 좋은 말을 다 가져다 나열하는 글이 있다. 근데 좋은 말 투성이의 글이 꼭 좋은 글이라 할 수 있을까? 뻔한 글을 아주 재치 있게 잘 쓰는 글발 작가도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잘 쓴 글'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자칫 인사이트 좀 있어 보이게 쓰기 위하여 흔한 '클리셰'따위를 많이 끌어다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은 독자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글쓰기 분야도 곧 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하는 시대에서, 고유한 색깔을 잃어버린 글은 사장되고 말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할 줄 아는 글쓴이만이 인공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 그것만이 깊은 인상으로 강하게 남는다. 노래로 예를 들어보자. 멋진 가수의 목소리와 창법을 따라서 하는 사람은 한계가 있다. 연습과정에서 발성, 감정처리 등을 참고하거나 필요시 개인기 정도로 쓰면 좋겠지만, 그것을 자기 자신의 콘텐츠로 탑재하고 계속 살아가기엔 한계가 있다. 소위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그게 콘셉트인 '모창 가수'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사실 그들도 오래가긴 어렵다. 곧잘 따라 하는 사람은 절대 한 두 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감동을 남기거나 특정 포인트를 선점해서 경쟁에서 이긴 소수만이 활동을 이어가거나 기억에 남을 뿐이다. 누군가의 기억에 임팩트 있게 남고 싶다면 가장 나다운 목소리를 계발해야 한다. 고유한 목소리라는 건 힘을 뺐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잘 묻어 나온다. 있어 보이는 거 말고, 있는 것으로 승부를 보자.
셋.
10을 예상하는 독자에게
15를 보여줄 것.
'임팩트 있는 글쓰기'라 하면 보통은 '수미쌍관이나 두괄식을 말하겠지'하고 예상하는 독자가 있었을 것이다. -라고 언급하면서 1차적으론 예상을 '빗나간' 것이 아닌 '기분 좋게 적중'하도록 만든다. 2차적으로는 '예상을 약간 뛰어넘는 여운'을 남기게 하는 것이다. 모든 콘텐츠는 예상보다 '약간' 더 나가는 편이 좋다.
독자가 10을 예상했는데, 10 이하를 보여주면 '에이, 너무 뻔하잖아'의 반응이 일어난다. 그에 반해 15 정도를 보여주게 되면? '오, 이거 괜찮다'하며 자신이 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할애한 시간을 '소비적'인 낭비라기 보단 '생산적'인 투자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20을 초과해 보여줄 때다. '좀 너무 과하다, 너무 나갔다'하는 오버스러움을 느끼면 독자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금세 잊히고 마는 결과를 낳는다.
이제 글을 쓸 때, 독자의 입맛은 이 정도 선이라고 기준점을 정해 보는 거다. 10을 예상하는 독자(타깃 설정)를 공략하기 위해선 15를(약간의 반전이나 풍성한 디테일) 보여주는 게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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