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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Apr 13. 2021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vs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할까

고민고민 하지마

결론부터 말해야겠다. 이 글이 누군가의 앞길(진로)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칠지 모르니 말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일단 좋아하는 일을 해보라,
 내 결정에 책임질 수만 있다면!
시간은 지금도 흘러가고 있으니까.

단,
그냥 '재미로' 하지 말고,
'미친놈'처럼 해야 뭐라도 남는다.

끝까지!
꾸준히!


설레고 가슴 뛰는 일을 한다는 사람, 돈 보다 소중한 걸 찾았다는 사람, 사회적 알람부모님선생님의 권유가 아니라 오로지 주체적인 삶을 선택해 산다는 사람들. 주위에 가끔씩 보인다. 꽤 멋져 보인다.


거기에 세상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으라'고 구호를 외쳐댄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잘나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말하며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해서 여기까지 왔다'라고 간증한다. 많은 역경을 헤치고 향력을 갖춘 그들은 이제 동기부여 강연을 하며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를 줄이어 낸다.


그들의 말을 어디까지 신뢰하면 좋을까? 동기부여는 자기 내면으로부터 하고, 그들로부터는 외부 자극을 받아 '동기강화'를 하면 좋겠다. 실은 나도 그 잘나 보이는 이들 중 한 사람이다. 글쓰기 책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가 그 간증을 담은 강연록 책이기 때문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일단 해보라고. 저지르고 수습하라고. 그게 계속 좋아지든, 하다가 조금씩 좋아지든 안 해보면 그저 저 멀리 손에 잡히지 않는 한낱 꿈그치고 말 테니까.


위 책에도 사연이 잘 나오지만 난 2012년 전자책부터 시작하여 자비출판, POD 자가(독립)출판을 거쳐 (브런치를 통해)출판사로부터 섭외요청을 받은 기획출판 계약까지 두루 해봤다. 자비출판을 할 땐 생애 처음으로 대출이란 걸 받기도 했다. 책을 내고 나서 직장인 신분으로 북콘서트를 여는 호기로움도 발휘했다. 결과야 어떻든지 그 모든 건 지금의 나, 글 쓰는 이동영(작가)을 만들어 주었다.


내 꿈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일 글을 쓰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고 있다.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금 살고 있다. 당시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대출금을 수습하느라 애는 먹었지만, 그덕에 책임질 수 있다면 저지르자!가 내 삶의 더 강력한 모토 되었다.

이동영 글_책 <문장의 위로> 중에서

판타지로 남겨두면 결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운이 따라주는 것도 그 꿈과 관련해 막연하게나마 무모한 실행을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운을 기다리거나 부르려고만 말고, 운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자. 내가 먼저 다가가면 운은 나를 따라온다. 아니 운이 나를 입는다. 이를 위한 태도는 한마디로 갈음해서 이거다.


안 되면? 말고!


이 정신은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는 마음을 비우는 자세 정립된다. 일희일비를 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선에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재도전을 하든 깔끔하게 포기하든 과정은 혼신을 다해 해보는 거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그럼 내가 해온 것 중 하나의 씨앗이 뿌리를 내려, 시간이 지나 황금빛 열매를 맺는 가지를 뻗친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처음 목표 달성이 안 되었다고 해서 아무것도 끝난 건 없다.


하지만 나는 결과로 나의 도전을 말해야 한다. 과정은 내가 아니까, 내가 알면 그만이다. 과정까지 인정받으려 하지 말자. 욕심이다. 세상은 냉정하다. 사람들은 결과로 나를 평가한다. 그 결과가 좋으면 한참 뒤에 과정을 들여다본다. 그리곤 박수를 보낸다. 잠자코 기다리면 억울할 일이 없다. 그 기다림을 견디는 자가 고수다. 실력과 여유는 기다림에서 나온다.


남의 평가에 앞서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작업이 요하다. 하고 싶은 일, 혹은 하고 있는 일에서 작은 성취를 쌓아가는 과정 말이다.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그때그때 성찰하는 연습이 하다.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 틈틈이 사유하면 멘털 관리가 된다.


 무지가 오해한 실패도 있다는 걸 발견하면 이불킥과 현타가 찾아오지만, 경험치를 얻고 업그레이드 된다. 인간의 모든 성찰은 센스를 기르며 발전•성숙해가는 기회다. 인간에게 질문은 가치 있는 삶을 완성해주는 도구다.

 소크라테스형은 말했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이 너무 많거나 감정이 주체가 안 될 때는 멍 때리는 습관도 좋다. 불멍, 물멍, 노을멍, 숲멍 등등 가까이에 내 뇌를 잠시 기댈 수 있는 무언가를 찜해놓으면 뇌 휴식,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된다.

그런 뒤에 무의식을 희망과 발견으로 가득 채워보는 거다.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질 나에게 거는 최면과도 같은 주문(자기 암시)이기도 한 동시에, 창조적인 시선을 가진 이로 거듭 성장할 것이다. 멘털관리와 마인드셋만 잘 돼도 인생은 한결 담백해진다. 외부의 자극과 유혹에 휘청이지 않을 견고한 내면이 완성된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공통 비결은 자기 내면 기준이 견고다는 점이다. 바람에 흔들린들 자신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끝까지 꺾이지 않는다. 세상을 진실로 애정 하되, 나를 향한 비난 따위에는 시큰둥한 태도로 일관하는 거다. 내가 상관할 바, 상대할 바 아닌 것들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말자.


누구나 멈출 수 있다. 현 위치를 알고 방향을 재정비하기 위해선 과감히 멈춰야 한다. 무얼 하든지 사람들의 비난이나 평가에 따라 멈추는 게 아니라, 내 의지로 멈추는 게 중요하다. 위대한 업적의 상당수는 주변의 손가락질('그건 안 돼'라는 뉘앙스의 숱한 평가)을 받으며 시작했고, 끝까지 수정 보완하며 밀어붙여서 이루어냈다.  



그런 생각도 든다. 미루다 미루다 보면 결국 나이 들어서도 자꾸 꿈의 주변에 서성이는 주변인이 된다는 생각. 이런 걸 보면 사회에서 잘 되고 못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생계만 해결된다면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미련은 어떻게든 터져 나온다.


그러나 생계, 즉 생존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지나친 환상에만 매몰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판단해봐야 한다. 까놓고 말해서 재능 없는 열정보다 더 비극적인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과 무관하게 내가 정말 미치도록 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그걸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돈 되는 다른 일을 구한다. 그런 사람은 그 분야에서 반드시 성공한다-라고 말하면 거짓말이지만, 인생으로 통틀어 말하면 '진정 잘 사는 사람'이 아닐까. 다소 미련해 보이고 그게 월등히 행복하지 않다 해도 말이다.


늘 행복하지 않아도 좋다. 본래 인생은 늘 행복한 게 아니다. 받아들이자. 그런 삶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대신 '불행하지 않은 일상관리'는 현명하다.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리스크 관리를 하며 인생을 경영하는 것이지, 행복을 자꾸 좇다 보면 왜 행복을 주창하는지 본질의 방향을 놓치게 된다. 행복은 살기 위한 수단이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생은 본래 불편한 것이다. 어느 날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세상에 내던져진 채로 평생 불편하게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지금 내 인생이 불편하다면, 지극히 정상이다. 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삶은 가짜라고 생각한다. 불편함 끝에 행복의 순간도 따르는 법.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것도 축복이고, 그걸 위해 인생을 바치는 것도 인간적이지 않은가.


그러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일이 좋아지는' 사례도 있다. '새로운 재능'을 찾아서든 '다른 일보다 수월하게' 돈을 벌 수 있어서든, 하는 일을 억지로 좋아하지 않아도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며 좋아지게 되는 경우 말이다. 그걸 Mary Wollstonecraft처럼 '행복'이라고 규정한다면 인생은 살아볼 만 하겠다.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의 재정의가 그래서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은 아닌데, '잘하는 일'일 경우다. 꼭 아니더라도 잘하는 일이 되도록 부단히 성장하고 있는 일이라면 준수한 삶이다. 진짜 문제에 봉착한 사람은 이렇게 털어놓는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현재 하는 일을 잘하지 못한다'


이런 생각을 한다면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때인지 살펴보자. 모험을 해야 한다. 공부를 다시 하든 연애를 다시 하든 여행을 다시 하든 프로젝트를 벌이든 이벤트가 하나 있어야 하는 시기다. 황이라는 이벤트가.


다시, 이글의 총결론이다.


1. 하고 싶은 일(좋아하는 일)은 더 늦기 전에 저질러보자. 수습하는 과정에서 진짜 내가 보인다. 내가 뭘 원하는지 알게 된다. 진짜 좋아하는 일이라면 부딪쳐 보자. 제한된 정보 내에서 환상을 가졌던 것인지도 모르니까. 그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2. 지금 현재 하는 일이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생계를 이어가는 일은 끊지 않는 게 좋다. 그 반대라면? 결단이 필요하다. 난 좋아하는 일이 글쓰기고, 지금 하는 일이 강의다. 강의는 내게 생계를 책임져준다. 그래서 강의를 즐기려 노력하지만 나에겐 일이다.


하지만 글쓰기는 다르다. 고통스럽지만 '일'이 되지 않으려 글 쓰는 순간들을 즐긴다. 값비싼 글쓰기 꿀팁굳이 무료 글로 풀어 많이 공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다.


근데 내가 뭔가를 '잘'하면, 즉 내 실력이 좋으면(외부로부터는 인정받고, 내면에서 효능감이 솟아나면)그게 무엇이든 저절로 재밌어진다.

3. 이도 저도 아니고 아직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다면, 잘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면 이것저것 해보길 바란다. 좀 더 당당하고 무모한 모험을 해보는 거다. 돈이 안 돼도 신나는 게 뭔지, 다른 작업에 비해 힘을 덜 들여도 좋은 피드백을 받는 일이 무엇인지 해보자. 다 해보자. 안 죽을 만큼만 삶을 무모하게 즐겨보자. 인생 그래 봤자 한 번뿐이다. 인생도 아끼면 똥 된다.


글_이동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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