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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13. 2022

사랑하기 위한 준비

릴케의 사랑 명언으로부터.

«뉴필로소퍼» 매거진 Vol. 19 중에서

정성과 노력도 없이
공통점의 발견과 관심 관찰 공감도 없이
누가 내게 호감을 보인다 해서
감정부터 앞서는 건
내 오랜 고질병이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 

준비가 필요하다. 사랑을 하기 위하여.


내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가다가 다가온 상대로부터 나를 인식하는 일. 이 얼마나 의미 있고 깊으며 기쁜 일인가.


그것은 불통, 조급함 따위와 반대편에 있다.
소통, 여유와 같은 선상에 있다.


스스로 감정에 취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상황에 공감하 준비하는 것부터.


상대가 설렐(좋아할)무언가를 고민하고 행하는 것.

상대가 기꺼이 기다릴 만큼 명분과 버틸 힘을 주는 것. 상대의 편에 서서 그가 듣고 싶은 말을 내 언어로 적절히 질문하고 답하는 것. 적당히 비밀을 유지하고 선을 지키며 사사로운 감정을 홀로 감당해내는 것. 


결핍이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상대의 재촉에는 팩트보다는 상대와의 맞춤이 중요하다. 연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선 조율(포기)과 맞춤이 사실·진심·진실보다 더 중요하기에. 

그렇게 관계를 유지하는 노력.


사랑은 상호작용이기에.

나는 여태 이걸 놓치고 살아왔다.

깨달음

지금껏 내가 해왔던 사랑은 상대의 조용한 희생이었다. 어쩌면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사랑이라 믿었던 서투름과 서두름만 있었을 뿐.


날 감당해준 인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신이 있다고 그다지 믿지 않는 내가 신을 온전히 느낄 때는 사랑을 시작할 때와 이별 관계 정리·마무리 할 때. 때마다 신이 주신 깨달음은 떠난 뒤에(떠나 보낸 뒤에) 결코 무색하지 않다. 새로운 만남이 신의 메시지와 축복 속에 있을 것이기에.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지만 않는다면 모든 사랑과 이별은 성장과 성숙을 돕는다. 내가 할 일은 그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때까지 사랑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그뿐이다.


#사랑 #이동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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