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텅 빈 하늘에 마음 하나 띄우면
2024 달력 이야기 연재다. 서촌 베어카페에 어렵게? 달력 전시 판매까지 하고 있다.
베어카페에서 이번 달력 주제를 물어 이렇게 냈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의 곁에 있는 사물들”
이번 달력의 주제는 ‘곁’입니다. 저의 곁에, 당신의 곁에, 그 곁에 서 있는 사물들, 그 중에서도 ‘자연’이란 곁을 담았습니다. 곁이자 이웃이죠. 저의 사진 속 이웃들을 통해 당신의 곁엔 누가 있을지, 곁에 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사물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깨우는 작은 탄성. 나를 일깨우는 소리. 아! 오! 와! 살면서 얻는 통찰이라 할 수도 있고 일상에서 멍하니 있는 순간에서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문구이기도 하다. 삶은 그런 순간들 속에 어느덧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고, 더 많은 걸 보고 느끼며 더 풍요로운 삶이 가능할 수 있다.
사진의 시각은 저녁 어스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빛깔을 가진 시간이다. 한해를 돌아보면 저녁 어스름이 예쁜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적당한 햇빛의 기울기와 태양의 강도가 빚어낸 순간이다. 지나가던 골목에서 찍었다. 저렇게 골목으로 붉게 물든 노을이 비치는 순간도 드물다.
구름이 파도처럼 흘러가는 순간이다. 이것 역시 저녁 어스름에 찍은 사진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많다. 지상의 갑갑함을 덜어내기 위한 일. 텅 빈 하늘에 마음 하나 띄우듯 말이다. 고대인들은 늘 광활한 자연을 이야기했다. 자연은 곧 우주이다. 인간이 가늠할 수 없이 펼쳐진 시공간. 그것은 곧 신이기도 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다. 월터 크레인의 <포세이돈(넵튠)의 말들>이 떠오른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백마 한떼를 몰고 달려온다. 신화적인 상상으로 가득찬 그림을 많이 그렸던 워터 크레인. 하늘에 떠가는 구름도 그런 느낌을 준다. 파도의 힘처럼 바람의 힘이 구름을 저만치 올려다 준다.
당신의 삶에 깃드는 좋은 바람
바솔b
*블로그 바스락(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