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옹기종기 피어오르다
2024 달력 이야기 연재다. 서촌 베어카페에 어렵게? 달력 전시 판매까지 하고 있다. 잘 팔릴 거란 생각은 안 하는 중.
3월이다. 옹기종기 피어오르는 한 무리의 꽃을 담았다. 달력에 꽃이 많다고 노인네 감성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꽃을 찍은 이유는 꽃이 예뻐서라기보다 꽃이 갖는 생명력에 있다. 수없이 많은 꽃들이 엉겨 자라나는 모습에서 살아나고자 하는 에너지가 벅찬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간 역시 살고자 하지 않는가. 물론 삶이 힘들어 죽고자 하기도 하지만, 태어나 누구나 자신의 삶을 잘 살고자, 힘든 일 속에서도 살아내고자 애쓴다. 삶과 죽음이라는 형태가 참 오묘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죽으면 이곳에서의 삶은 끝이 나고 만다. 그렇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란 생각도 든다.
길거리엔 생각보다 꽃이 많다(요즘엔 공공기관에서도 정원을 자주 가꾸니까). 꽃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주변에 대한 관심이다. 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관찰하는 재미랄까. 이것은 또는 저것은 왜 저곳에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그 사물에 대한 시각을 바꿔주기도 한다.
4월, 봄, 다시 봄, 그래서 또, 봄
그래, 봄, 다시 봄이다. 그래서 또 보았다. 매년 봄이 되면 피어오르는 벚꽃, 그리고 벚꽃과 소나무가 갈라놓은 파란 하늘이다. 매년 보지만 볼 때마다 좋은 풍경이다. 마음을 환하게 해주니까.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가끔은 세차게 바람이 불어와 벚꽃을 한번에 날리는 봄날씨에, 이렇게 맑고 바람도 잔잔한 날을 맞기란 참 어렵다. 게다가 미세먼지 풍년 아닌가. 때론 내일 사진을 찍어야지, 하면 밤새 비가 와서 봄날이 지나기도 한다.
당신의 마음에도 봄이 한가득, 꽃이 한움큼
들어있기를 바라며.
르누아르의 작품에서 꽃들은 작은 색깔을 지닌 점을 이루어 다양한 질감을 형성한다. 르누아르 작품은 스냅 사진을 찍는
것처럼 캔버스 안에 대상과 배경을 함께 보여주어 공간감과 함께 인물의 전체적인 동세와 동선을 보여주어 다채로운 인상을 남긴다. 또한 대체로 밝고 즐거운 분위를 안긴다.
관심과 여유는 삶을 더 다채롭게 만드는 정신적인 힘이다. 같은 곳이라도 다른 곳에 살게 만드는 마술을 부리기도 한다. 르누아르의 친구 조르주 리비에르는 '르누아르가 집에 들어가서자마자 이 정원의 경치에 매혹되었는데, 이 정원은 아름다운 버려진 공원처럼 보였다'고 추억했다.
내 일상에 ‘다채로움’ 한 다발을 안기는 것.
내가 꽃을 보는 이유
-바솔b
*블로그 바스락(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