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시락 Jan 06. 2024

8화 베어카페 & 에드워드 호퍼

8월 뜨겁게 껴안는, 이 여름 그 열기

벌써 8화. 여덟번째 이야기다. 오늘은 달력 전시 판매를 했던 서촌 베어카페에 관한 이야기와 얼마 전 흥행을 했던 에드워드 호퍼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다.

베어카페와 고독 또는 고독감


이곳은 서촌에 위치한 베어카페다. 작은 정원이 있는 한옥을 카페로 개조한 것 같다. 마당이 있는 전통 한옥이 아니라 일제강점기나 20세기 중후반을 지나며 현대식 정원을 추가한 한옥으로 보인다(추측에 불과한 건축학적 지식). 작은 정원이라지만 생각보다 규모는 크다.


관리가 참 어려울 거란 생각. 무엇이 되었든 관리가 중요하지 않은가. 그래야 오래, 지속적으로 그 모습을 보존할 수 있을 테니. 한번쯤 카페를 운영해 볼 생각을 해 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지만 카페 관리를 고려하면 참 어려운 일이다. 닦고 털고. 준비하고 마련하고.


(삶이 그러하지만)


카페 겸 서점. 책도 판매 중이다. 독립서점을 직접 운영하는 곳인 것 같다. 한손에 잡히는 디자인이 예쁜 책들이 많다. 주말엔 사람이 넘쳐나지 싶다. 나도 언젠가 독립서점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내고 싶은 책이 몇 권 있다. (물론 내 달력도 팔 것이다)


훗~


달력 플리마켓을 한다기에 미리 한 번 들러봤다. 카페 구경도 할 겸. 커피 한 잔을 마셔본다. 평일 늦은 오후인지라 사람은 한둘에 불과했고, 조용히 앉아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요즈음 쇼펜하우어의 책이 꽤 여러 종이 출간되었는데, 쇼펜하우어는 고독을 즐기라 했다. 마음이 충만하면 그깟 외로움 쯤이야, 하는 내용. 충분히 동의한다.


이런 곳에서 편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은 나에겐 또다른 의미를 가진다. 수많은 사람보다 그들이 주는 낯설음을 마주해야 한다는, 그런 감정을 감당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었다. 돌아보면 그들이 주었기보다 내가 그렇게 느꼈고, 그 감정에 대해 내가 더 크게 반응했겠지만. 그걸 깨닫기까지 참 긴 시간이 흘렀고, 그것을 넘어서기까지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곳 카페엔 고양이가 살고 있다. 한 마리인지 더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목격한 건 그 한 마리. ‘묘심’이란 말이 있다. 고양이의 마음. 고양이는 고독을 즐긴다. 그리고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자존심이 있다. 쇼펜하우어의 생각은 곧 묘심과 비슷하다. 나도 그 묘심을 닮고자 꽤 노력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되어 가는 중이다.


물론 자존심보단 자존감이 더 적절한 표현일지 모른다.


문득 떠오르는 책 하나



에드워드 호퍼와 현대의 도시인


도시의 고독감과 공허함을 매우 잘 드러낸 작가 중 하나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주인공들은, 모두 길을 잃은 사람처럼 어디로 향할지 모른 채 두리번거린다. 욕망을  충족할 수 없어, 욕망을 충족해도 충족되지 않는 마음속 공허함을 견디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 간의 비교 속에 자신을 내던지고 스스로 파괴하는 그런 현대 문명의 삶.


그 속에서 점차 지쳐가는 사람들.



https://www.basolock.com/revier-edwardhopper/


하지만 희망을 가져야 한다.
희망을 가지는 것만이 희망을 구원할 수 있기에.
바솔b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