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에게 골고루
원문은 생략했다. 한글로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괄호 안의 부연 설명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듬었다.
잘 세우면 (쉽사리) 뽑히지 않고, 잘 껴안으면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으며, 자손이 (도로써) 제사를 지내면 끊어짐이 없다. (도를) 자신에게 베풀면 그 덕이 진실해지고, 이를 집안에 베풀면 그 덕이 넉넉해지며, 이를 지역사회에 베풀면 그 덕이 커지고, 이를 나라에 베풀면 그 덕이 풍요로워지며, 이를 세상에 베풀면 그 덕이 널리 퍼진다.
그리하여, 자기 입장에서 자기를 바라보고, 집안 입장에서집안을 바라보며, 지역사회 입장에서 지역사회를 바라보고, 나라 입장에서 나라를 바라보며, 세상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부와 풍요는 마음에 달려 있다. 진실로 그렇다. 이를 믿기는 쉬우나 실제로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 건 어렵다. 100억과 마음의 평화 사이에서 선택을 하라 하면 그 누가 선뜻 마음의 평화를 선택할 수 있을까. 하지만 100억이 나에게 무엇을 줄지 확신할 순 없으나, 마음의 평화는 분명 평화를 줄 것이다. 100억이 사라진다 해도.
사실, 마음의 평화를 얻긴 어렵다. 인생 전체를 따져 마음이 평화로웠던 적이 언제인지 묻는다면, 꽤 많은 이들이 불안과 걱정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답할 것이다. 돈이 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올 수 있다고 여길 수 있으나, 그 돈을 관리할 그릇이 안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돈이 있음 건강이나 가족이 말썽을 부릴 때가 있다. 살만하면 아프고, 살만하면 죽는다는 말이 완전히 거짓은 아니다.
삶의 결과는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 인간은 그저 살아갈 뿐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물론 최선보단 꼼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무엇이 정답이라 하기엔 어렵지만 꼼수보단 최선이, 결국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가끔은 최선의 결과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최선의 결과는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최선으로 드러나기도 하니까.
마음의 평화를 간직하기 위해 인간은 덕을 쌓아야 한다. 덕을 쌓음으로써 마음을 넓히고 그 넓힌 마음으로 세상을 대해야 한다. 덕을 쌓는 것은 곧 베푸는 일이다. 덕을 베푸는 일은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과 정반대의 일이다. 그것을 이겨내고 타인에게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세상에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곧 나에게도 여러 가지로 더 좋은 것들을 가져다 준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태도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삶이고 노자가 말하는 도에 따르는 삶이다. 그래서 노자는 잘 세우고 잘 껴안아야 한다고 보았다. 3장에서 보았듯 기초를 단단히 하고 근본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훌륭한 부자는 자기가 사는 마을에 굶는이가 없게 한다는 말이 있다. 곧 덕을 베푸는 일이자 덕을 쌓는 일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 있는 거 나눠주는 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자기 있는 걸 나눠주라 하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단돈 100원도 아까워할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원칙을 지킨다고 꼭 진실한 것은 아니고, 많이 가졌다고 꼭 마음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나누면 풍요롭고 모든 이에게 그 혜택이 갈 거라 해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사람 마음이다.
노자는 품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자기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집안을 바라보는 입장으로, 집안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입장으로, 나아가 나라의 입장, 더 나아가 세상의 입장에서 사유하기를 바란다. 큰 그릇은 천천히 만들어진다. 시야를 넓히는 일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푸는 일은 실제 그것을 해볼 때에만 의미가 있다.
더 좋은 삶을 위해, 이를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기 위해.
자기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이를 집안으로 넓혀 집안을 가지런히 하며, 이를 나라로 넓혀 나라를 다스리고, 이를 세상으로 넓혀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다. -<대학>
*노자 도덕경 1-30장은 아래에서
https://brunch.co.kr/brunchbook/taoteching
*관련 도서(내 책)
2023 세종도서 선정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믹스커피)
살림지식총서591 <도가>(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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