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우여곡절 '기차 환승기'

(부제 : 코레일 만세! 최고!)

by 문리버

며칠 전,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충주에 가게 됐다.


같은 동네 사는 친구랑 기차 타고 가기로 해서

대곡역에서 만나 GTX-A 타고 12분 만에 서울역 도착,

(빠르다고 하더니 일산에서 서울역이 이 정도라는 게 실화냐?)


KTX 타고 오송역에 3시 5분에 도착하면

11분 후인, 3시 16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로 갈아타는 여정이었는데,

(이것도 전날, 새로고침 해 가면서 겨우 예매한 티켓..)

웬걸, 내릴 때가 다 되어갈 때쯤

오송역까지 10분 정도 지연될 거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친구랑 나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라? 그럼 안 되는데?’,

‘우리 1분 만에 어떻게 환승을 하지?’


그때부터 냅다 코레일에 접속해 기차표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승 못 할 경우, 다음 기차는 3시간 뒤.. 그걸 기다릴 수는 없었다.

돌아오는 시간도 계산해야 하니까.


당황한 마음에 이리저리 검색하고 뒤지고 난리를 치다가

혹시나 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현재 부산행 000호 기차, 10분 지연으로 환승 어렵게 됐고,

다음 기차 시간은 너무 멀리 있는데, 저희가 너무 난감해서요.

이럴 때 혹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전화기 너머에서 돌아온 대답은.. ‘없다. 어렵다. 죄송하다.’였다.

그러면서, 환승 실패해서 사용 못 하게 된 티켓은 창구에서 환불받고

죄송하지만 다음 기차를 기다리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차근차근 안내해 주신다. 예상한 대답이었다.


전화를 끊고, 포기와 체념의 마음으로

‘일단, 오송역에 내려서 생각해 보자’ 친구에게 말하는 순간,

안내 방송이 나온다.



-다음 역인 오송역에서 하차, 무궁화호 0000 타시는 탑승객에게 알려드립니다.

열차 지연으로 환승에 어려움을 드려 죄송합니다.

빠른 하차를 위해 <7호차> 출입문 앞으로 자리 이동하시고,

하차 후 환승 통로로 내려가서 무궁화호 승강장 <13번>으로 가시면 됩니다.-




‘어머나, 이게 웬일이야? 설마, 내 전화받고 이렇게 도와주는 거야?’

‘아까는 방법 없다더니 와~ 살았다. 진짜 다행이네. 코레일 최고! 만세!’


이렇게 안도하며 7호차 칸에 도착했는데, 코레일 직원이 다가오더니

무궁화호 탑승객이냐며, 죄송하다며, 곧 하차 후 무궁화호 열차 타실 때까지

그쪽 기관사님이 기다려 주시기로 했으니까 조심히 잘 찾아가시라고 한다.

“와........... 두 번째 감동!!!!!!!!!!!!!”


시계를 보니 KTX는 처음에 안내한 10분에서 4, 5분이나 더 늦게

오송역에 도착했고, 우리는 설명 들은 대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기다려 주시는 열차 기관사님과 거기 승객들에게 고맙고 죄송해서!)


오래간만에 심장 쫄깃하게 달리는 와중에도 놀라고, 웃겼던 건..

하차 후, 가는 길 구간 구간마다 무전기를 든 직원들이 우리를 알아보며

‘지금 여성 두 분 하차했습니다. 지금 두 분,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두 분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등등 우리 동선에 따라 서로 무전을 때리는데

그게 고마우면서도 뭔가 부끄러우면서도 그랬다는.. (푸하하)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충주행 기차에 올랐고,

평소에 안 하던 뜀박질까지 한 탓에 계속 기침이 나와

기차가 한 시간을 달리는 동안 몸은 이미 파김치가 됐지만,

심지어, 기차에서 내려서 병원까지 또 택시를 타야 했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감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 혼자가 아니라 친구랑 같이 있어서.

-결과적으로 너무 늦지 않게, 장례식장에 도착할 수 있어서.

-집에 돌아올 때는 차 끌고 온 친구가 편하게 모시겠다고 해서.

(친구 덕분에, 갈 때는 4시간 넘게 걸린 거리를 두 시간 만에 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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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한 줄 : 환승은 여유 있게! 위기 상황일수록 차분하게, 침착하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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