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너무 잦다.
이사 온 후 1년 반 동안..
오늘을 포함해서 벌써 대, 여섯 번째니 미치고 환장하겠다.
평화롭게 TV 보며 밥 먹다가 뛰쳐나가고
샤워하다가 허겁지겁 옷 입고 나가고
집중해서 원고 쓰다가 뛰쳐나가고
자려고 누웠다가 또 뛰쳐나가고
이럴 때마다 심장이 벌렁벌렁.. 진정되기까지 너무 힘들다.
매번 경비실에 내려가서 확인해 보면 늘 오작동이었다고 하는데
실제 상황이 아닌 게 다행이면서도 걱정스럽다.
진짜로 불이 났을 때도 사람들이 그러려니 할까 봐..
한 번은 경보음이 너무 길게 울리면서
‘입주민들은 계단을 이용해서 천천히 대피하세요’라는 방송까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14층에서 1층까지 내려왔는데
웬걸, 1층 경비실 앞 현관 앞에 나와 있는 사람이
나 말고 아무도 없네?
출근 준비하던 평일 아침 시간이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싶어서 경비실에 물어보니
이런 일이 많아서 이제는 다들 ‘오작동이겠지’ 한단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심각하지 않나?)
그러다가 급, 떠오른 생각 하나.
-우리 아파트에 어르신들 많이 사시는데?
-혹시 귀가 어두워서 경보기 소리 못 들으시는 거 아닐까?
-아니면, 소리는 들었지만, 거동이 불편해서 빨리 못 움직이시는 거?
와, 그러면 큰일인데... (아니겠지, 아니길 바라며..)
부디..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 나의 기우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