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넘어선 가치를 추구하려 하는가?
D+3.5 | 크롬, 이메일, 달력, Keep, 유튜브, 콜랩, 구글 클래스, 포토, 클라우드…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구글(Google) 서비스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약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시장을 거의 독점하던 시절, 새하얀 바탕에 광고도 없던 무료 구글 이메일을 처음 사용할 때만 해도 구글이 내 일상 속에 이렇게 깊숙이 자리 잡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바로 그 구글, 그 구글의 신사옥 Bay View Campus 로비에 나는 학생들과 함께 서있다!
내가 경험했던 회사와는 다른, 구글의 복지, 연봉, 그리고 직원에게 근무시간의 20%를 개인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업 문화가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오래 기다려온 한 사람을 만나는 듯한 설렘이 있다.
곧 우리를 반겨주는 구글 임직원(Googler) 한 분이 나타났다. 간단한 신원 확인을 마치고, 우리는 구글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글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마감된 내부 벽과 장식들, 밝고 경쾌한 사람들, 그리고 ‘공짜’로 제공되는 마이크로 키친에서 우리는 음료를 마시며 다과를 한 줌 집어 들었다.
내부 전시물과 구글의 역사에 대한 설명, 그리고 직원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그저 흥미롭고 신기하기만 했다. 학생들은 Q&A 시간에 여러 질문을 던졌고, 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중 한 마디가 유난히 마음에 남는다.
“우리(Googler)는 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해요.”
순간, 나는 생각했다. 한국의 직장 생활은 결국 ‘기승전 돈’이 아니었던가? 아무리 좋게 표현해도, 경험적으로, 직장의 목적을 ‘돈’ 외에 다른 무엇으로 말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근무하던 반도체 회사에서는 분기마다, 그리고 매년 기업의 영업이익이 직원들에게 공지되었다. 임직원의 근면한 노력과 기술 개발의 모든 시간과 과정은 결국 하나의 숫자, 영업이익, 즉 ‘돈’으로 요약되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 역시 봉급, 성과급, 그리고 승진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점심시간이면 주식과 부동산 이야기가 오가고, 휴대폰에는 늘 증권사 앱이 켜져 있었다. 야근은 반드시 시간 단위로 해야 했다. 야근 수당을 정확히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전 근무도 평일의 150%에 해당하는 ‘특근 수당’이 있으니 그리 나쁘지 않았다. 경영진과 직원, 모두가 결국 ‘돈’만 바라보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바꾸는 주체는 바로 ‘기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순히 '돈'을 벌어야 하는 집단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모두, 심지어 정부 기관조차도, 기업이 만든 서비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기업의 서비스와 우리 삶의 질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기업은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이 만드는 서비스를 통해 인류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직장 생활은 세속적인 ‘돈 버는 일’을 넘어, 숭고한 소명(Vocation) 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직업학교를 영어로 Vocational School이라 부르지 않는가.
흥미롭게도, 구글은 2004년 상장 당시 기업의 모토 중 하나로 “Don’t Be Evil(악해지지 말자)”를 내걸었다고 한다.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기술 혁신과 함께 이러한 정신이 오늘날 구글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비록 우리는 오늘도 먹을 것, 입을 것, ‘돈’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들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누군가를 돕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을 품는 순간, 인간은 스스로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그렇기에 나는 Googler의 그 한마디, “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