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로 가는 길: 교사는 '라이더'

학생들이 스스로 걷는 날을 기다리며

by 꿈꾸는 미래

D+4,5 |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렌터카 한 대와 우버 택시를 이용해 9명이 함께 이동했다. 당연히 렌터카 운전은 미국 운전 경험이 있는 내가 맡아야 했다. 학생들 중 몇 명은 “저도 운전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지만, 나는 처음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자는 의견을 냈고, 모두 동의해 주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계속 운전하게 되었다.


나쁘지 않았다. 미국 도로는 한국보다 운전 스트레스가 훨씬 적고, 오히려 운전석에서는 광활한 자연을 감상하기 좋았다. 그래서 학생들의 ‘자유 시간’에 나는 운전을 하고 샌프란시스코 유니언 스퀘어, 산호세 다운타운, 산타나 로우 등 학생들이 가고 싶은 곳에 내려주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나에게 묻는다.
“교수님, 저희랑 같이 가요!”


잠시 고민했지만, 답은 아주 간단했다. 20대의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다녀야 재미있다.

“너희들끼리 다녀. 나는 할 일이 있어.”


그렇게 말하며, 나는 스스로 혼자 있기를 선택했다. 산호세 다운타운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나는 주차한 차 안에 혼자 남았다. 혹시 학생들이 나를 찾을까 봐 미리 문자를 남겼다.

“나는 차 마시고 있을게. 이동할 시간 되면 연락해.”


사실, 나는 차 안에서 누워 있었다. 이틀 동안 여섯 개 기관을 방문한 뒤라,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밀려오기도 했다. 얼마 후 학생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교수님~거위 구경하러 여기로 오세요~!”


“나는 차 마시고 있으니 편히 놀아. 이동할 때 연락해.”

그러나 나는 여전히 차 안에 누워 있었다. ‘정말 차를 마셔볼까?’ 잠시 고민하며 걸었다가, 결국 다시 차로 돌아왔다. 혹시 모를 도난 사고를 대비해, 차에 남겨둔 학생들의 짐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라이드(Ride)’ , 아이를 유치원, 학교, 학원에 데려다주는 일, 또는 데리고 오는 일이다. 때로는 다른 도시까지 몇 시간을 운전하기도 한다. 아마도 가장 높은 강도의 ‘라이드’는, 아이를 데려다주고, 아이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데려오는 일이다. 이 일을 수년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어느덧 혼자서 다닐 수 있게 된다.


오늘 나는 학생들에게 그 ‘가장 높은 수준의 라이드’를 제공한 셈이다. 학생들을 데려다주고, 그들이 할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린 뒤, 다시 데리고 왔다.


그렇다. 교사는 결국 ‘라이더’이다. 학생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그 길로 데려다주는 사람. 그곳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이후 교사는 또 한 단계 높은 곳으로 그들을 이끌고, 학생들은 다시 자기 몫을 감당한다.


그리고 언젠가, 자기 힘으로 갈 길을 찾아 떠난다. 그때는 교사의 ‘라이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교육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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