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빠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처럼 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D+6 | 실리콘 밸리 여행의 마지막 날. 오늘 밤 우리는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다. 그전까지 나는 이 멋진 풍경을 더 오래, 더 깊이 느끼고 싶어, 야외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이렇게 ‘오랫동안’, ‘자세히’ 본다.
캡 모자를 쓴 할아버지, 노트북을 펴고 일하는 청년, 애플 워치를 찬 젊은 엄마가 아기를 돌보고, 그 옆으로 활기찬 사람들이 지나간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상쾌하며, 손에는 블루 보틀 커피. 이토록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 또 있을까?
산호세의 한 공원 야외 카페에 앉아 있으면, 건물과 나무, 사람들의 옷 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풍경을 완벽하게 만들어 낸다. 그냥 이곳에 계속 살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다.
처음 이 여행을 기획할 때, 어쩐지 나는 ‘학생들과 며칠을 함께 보내는 일’이 나에게 큰 복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그 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평소 일주일에 두 번, 수업 시간에 마주하는 학생들은 그저 책상에 앉아 있는 조용한 얼굴들일 뿐이었다. 하지만 함께 여행하는 동안, 나는 그들을 ‘오랫동안’, 그리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내가 운전할 때 길을 안내하며 돕던 친절함, 졸음이 올 때 사탕을 건네던 배려, 모두의 의견을 모으는 리더십, 기쁠때 탄성을 지르는 쾌활함, 요리 솜씨, 유머와 위트, 패션 감각, 겸손함…
학생들의 각기 다른 재능과 개성은 수업 시간의 정적인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학생들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저녁이 되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고, 마침내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이제 쉼을 얻을 시간이다. 그리고 마침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을 빠져나온 후, 나는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내 소감을 전했다.
“수업시간에는 미처 몰랐는데, 같이 여행하는 동안, 오래 자세히 보니, 어느 시의 한 구절처럼 느껴졌어. 너희는 정말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야. 그런 너희 자신처럼, 앞으로의 삶도 멋지게 살아가길 축복한다.”
그 말은 내 진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