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음의 안식처'
동네 근처로 여기저기 이사 다니다가, 엄마가 드디어 마음에 들어 하는 집을 마련하게 되었다. 100프로 만족할만한 곳은 아니었어도, 인테리어 공사도 하며 나름 집다운 집을 가지게 되었다.
엄마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셨다.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내 방이 따로 생겼고, 엄마 또한 내 방을 마련해 주는 게 소원이었다고 했었다.
그러나 내 방은 동생의 방과 마주 보고 있는 구조였고, 그 점이 매우 싫었기에 방문을 닫고 살았다.
엄마는 또다시 나를 통제하려 들었고, 방 문을 닫지 말 라고 성질을 내었다. 싫다는 내 말을 무시하고, 나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엄마에게 마음이 단단히 닫혀, 혼자만의 시간과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였다.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왜!" 라며 짜증부터 내었다.
그런 나에게 엄마는 "너는 왜 엄마에게 짜증을 내니?"라고 하였다. 그러게 왜였을까. 집에 놀러 왔던 친구도 처음에는 나의 그런 모습이 낯설었고, 갑자기 짜증을 내는 모습에 엄마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고 당황했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모든 게 이해가 간다고 하였다.
나는 매번 엄마의 대화 요청을 무시하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엄마는 뭐가 문제냐며 도대체 왜 그러냐고 답답해하였다. 정작 답답한 건 나였지만 더 이상 엄마에게 하소연하지 않았다. 어차피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그렇게 나의 무시가 계속되면, 엄마는 점점 언성을 높여 나를 불러내었다. 그렇게 며칠 반복이 되면 소리를 지르며 당장 나와서 얘기하라고 하였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뭐가 불만인지 말을 해야 알지!" 라는 말 지겹게도 들었다. 그래서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엄마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른다. 그제야 내가 조금씩 말한다. 수십, 수백 번도 더 말했던 이유들을.
엄마는 또 내 탓을 한다. 이해하라고 한다. 이 답답한 뫼비우스의 띠에 숨이 막혀온다.
방 문을 왜 자꾸 닫는지 나에게 따져서, 정말 그 이유를 모르냐고 하였다. "몰라서 묻지!"라는 말에 한숨만 나온다. "맞은편에 걔 방이 있잖아!"라는 나의 말에 "그게 뭐!"라고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 언제나처럼 엄마는 내가 아무리 말해도, 무시하고 잊어버리고 다시 따진다.
또 나에게 언제 적 일 가지고 언제까지 그럴 것인지 묻는다. 집은 정말 마음의 안식처가 맞는 걸까? 나는 오히려 집보다는 바깥이, 가족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좋았다. 집이 더 지옥 같은 이 상황 속에서,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