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찌개와 콩나물밥

2024년 01월 12일

by 로벨리아

오늘은 엄마가 맛있는 순두부찌개와 콩나물밥을 해주셨다.


콩나물밥을 먹을 때면 떠오르는 그 이야기.


"너 예전에 콩나물밥 먹었을 때,

밥 더 먹으려고 일부러 간장 더 부어서 짜다고 밥 더 달라고 했잖아."


"처음엔 아니었어. 엄마가 밥을 조금 주잖어. 그래서 그런 거지."


처음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긴 했는데

나중에는 일부러 그런 적이 몇 번 있었다.



콩나물밥을 처음 먹었을 때, 손이 커서 간장을 좀 많이 넣었는데

비벼보니 짰다. 그래서 엄마가 밥을 조금 더 퍼주셨다.


그렇게 밥이 추가됐고,

이번엔 살짝 싱거운 것 같아서 간장을 또 넣었다.


그랬더니 또 짠 것 같아

다시 밥을 추가하게 되니,

엄마가 밥을 퍼주시며 말했다.


"야, 너 더 먹으려고 일부러 그러지.

간장 좀 그만 넣어."


"아니야 처음이니까 몰라서 그랬지."


"더 먹으려는 수법도 가지가지여."



오늘은 간장 넣을 때,

차라리 싱거운 게 낫지 싶어서

간장을 조금만 넣었다.

안 그러면 또 밥 더 먹으려고 일부러 그런다는 소리 들을까 봐서.




순두부찌개를 보면 엄마, 아빠와 함께 강원도로 여행 갔을 때 생각이 난다.

그때 매일 아침 들렀던 단골 식당이 있었는데,

엄마는 소화도 잘 되고 속도 편하다며 늘 순두부찌개를 시켜 드셨다.


어릴 적,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이렇게 물컹물컹한 두부가 맛있을까? 배도 안부를거같은데..' 하는 생각에

순두부찌개를 선뜻 먹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엄마는 한 숟갈만 먹어보라고 권하셨고,

그 말에 못 이겨 조심스럽게 한 입 떠먹어 보았다.


그 순간, 예상과는 다르게 따뜻하고 싶은 맛이 입 안 가득 퍼졌고 나는 깜짝 놀랐다.

다음날 아침엔, 나도 순두부찌개를 시켜먹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여행을 간 것도 벌써 오래전 일이다.


예전에 아빠가 강원도 같이 가자고 하셨었는데

그때 갈껄...

아빠 아니면 멀리 여행 가자고 먼저 말해줄 사람도 없는데.


아빠, 보고 싶어요.

할머니랑 거기서 잘 지내고 계시죠?


그리고, 아빠 심심할적마다 내 일기도 읽어요.

그곳에서는 아빠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자유롭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문득 아빠 관에 적은 글이 생각난다.


'아빠! 멋진 인생 살았어!

그곳에서는 아빠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살어.

우리 아빠, 존경하는 아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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