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면 당연해지는 순간이 있었죠.

사람이든 상황이든 언젠가 그 관계는 변화되기 쉽습니다.

by 이유미

여러분은, 누군가가 어떤 호의를 가지고 잘 대해준다면 어떠신가요? 당연히 그 사람에게 나도 역시 잘해주고 싶고,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고, 좋은 인연으로 계속 유지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잘해준다'는 것의 정의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도록 할까요. 누가 누군가에게 잘해준다는 것은, 일정 기간동안 그 사람에게 쓰는 에너지, 시간, 돈, 기타 요소들이 합쳐져 어느 정도의 배려와 호의를 베푸는 것을 이야기하죠.


그런데, 누군가 이 '잘해주는 마음'이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처음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도 결국에는 뭔지 모를 '부담감'으로 다가오게 되요. 이 말은 결국, 어떤 사람이든, 어떤 관계이든 관계에는 중용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왜,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 있잖아요. 열 번 잘해주다가 한 번 못해주면 그 상대에게 엄청 실망하고 서운하게 되는데, 열 번 못해주다가 어느 날 한 번 잘해주면, 감동하게 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회자되는 걸 보면, 관계에서는 어느 정도 나만의 원칙과 기준을 가지되, 적정한 온도로 그 상대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런지요.


저도 누군가에게 필요 이상으로 잘해주던 순간이 있었어요. 친해지고 싶으면 인간관계든, 연인관계든, 이것저것 마음으로 재지 않고 그저 그 사람에게 헌신하고, 배려하는게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주의할 것이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관계의 균형을 잘 잡고 그 관계가 오래가기 위해서는 나의 온도로 밀어 붙이는 것이 꼭 어떤 상황에서나 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영어강사 일을 하고있는 제게도, 이 관계의 중용이 필요한 순간들은 하루에도 부지기수로 찾아오곤 합니다. 가르치는 아이들을 대할 때, 무조건 잘해주기만 하다보면 그 아이들은 어느 순간 응석만 부리게 되고, 스스로 해야 할 일도 자꾸 미루게 되고, 제가 한 말도 그냥 흘려 들으려고 해요. 관계의 균형있는 긴장감이 부족해서 생긴 탓이며, 저만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모든게 다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라 믿었던 자만이었어요. 그저 잘해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착한 사람'은 될 수 있었을 지 몰라도, '좋은 사람' '좋은 선생님'까지는 될 수 없었던 거죠. 뼈아프게 꽃힌 마음 아픈 기억이었지만, 그 계기들을 통해서 전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인간관계가 관계의 더하기, 빼기가 적절한 상황에서 적용이 되었을 때 한층 그 관계가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연인 관계, 친구 관계,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 그 외 기타 관계까지 심리적인 관계의 균형추가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그 관계는 머지 않아서 빨간불이 켜지고, 선의로 대했던 순간들이 결국에는 상대에게 더 높은 기대치를 심어주게 되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결국 내가 필요 이상으로 애를 써야만 영위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까지 번지게 되죠.


'좋은 사람'이란 것은 정의도 모호하고 주관적이기에 여전히 그에 대한 해답을 내리는 것은 저 역시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것 한 가지는 제가 겪은 경험치로 자신있게 이야기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늘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상대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상대가 잘 될 수 있게 가끔은 쓴 소리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하며, 자기 선에서 어느정도의 원칙을 가지고서 관계를 운용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요.


p.s ) 저는, 관계의 온도를 더 오래, 따스하게 유지하기 위해 겪었던 경험, 생각들을 저만의 온도로 풀어가는 글을 쓰고 있어요. 관심있다면, 구독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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