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구성원 전체가 다시 주차장에 모였을 때가 오후 두 시 반이었다.
주차된 차들의 머리 위로 태양 빛이 걸쭉하게 쏟아지고 바닥에 깔린 콘크리트마저 번들거렸다.
갑자기 하늘이 빙글 돌더니 다리가 휘청했다.
옆에 있는 아무거나 잡는다는 것이 송진이 진득한 소나무 기둥이었다.
속이 메스꺼웠다.
점심 장소는 주차장에서 백 미터쯤 떨어진 족발집이었다.
꽤 넓은 식당이었는데 에어컨 한 대가 없었다.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에서 후끈한 열기를 이리저리 보냈다.
앉을 자리를 찾는데 물류팀 수애가 나를 불렀다.
“소연 언니, 이쪽으로!”
수애는 나보다 두 살 어리지만 어른스럽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나는 수애가 있는 구석 자리로 갔다.
“언니,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해? 무리한 거 아냐? 얼음물 좀 마셔.”
난 벽에 기대앉아 얼음물 두 잔을 연거푸 마셨다. 어지럼증이 가라앉는 듯했다.
테이블엔 족발, 묵 무침, 두부김치, 소주와 맥주가 세팅되어 있었다.
기획팀에서 식당을 예약하며 주문까지 끝낸 것이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직원들이 테이블 사이에서 우왕좌왕했다.
나와 수애의 맞은편 자리도 그때까진 비어있었다.
그때 성격 급한 본부장이 술잔을 들고 일어섰다.
“잔들은 채웠나?”
본부장의 한 마디에, 군데군데 서 있던 직원들이 순식간에 빈자리로 쏙쏙 들어가 앉았다.
그래서 내 앞에 기획팀 최진혁 대리가, 수애의 맞은 편엔 우리 팀 여희주가 앉은 것이다.
나, 수애, 최진혁 대리, 여희주는 뻔한 직장인들이 그러듯 뻔뻔하게 점심을 먹었다. 감정은 숨기고 궁금하지도 않은 얘기들을 주고받았다.
"날씨가 너무 덥네요."
"오늘 즐거우셨어요?"
"산이 정말 아름다워요."
"음식은 입맛에 맞으세요?"
그러다 여희주가 나에게 소주병을 들어 보였다.
“소연아, 같이 밥 먹는 거 오랜만이다. 내가 기분이 좋다. 끅끅끅.”
그녀의 웃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독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