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말.

마음의 무게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by 밤의 작가 Mow

-

몇 년 동안 썼었던 일기들이

사라지고 난 뒤. 이젠 얼마 안 되는 글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보면

그때 그 당시가 생각나기도 하고

없어진 아쉬움이 남는다

참, 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요즘 바쁘다 보니 이런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그때 당시 누군가 많이 힘들어 보여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남겼던 글.


-

슬픔에도 깊이가 있다면

가장 큰 슬픔은

갑자기 찾아온 이별이 아닐까 싶다.


몇 개월 전 나의 친한 친구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문자를 받고서 해남까지 가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이 오갔다


무슨 위로를 할 수 있을까


어떤 말로 그 슬픔을 공감할 수 있을까,


그저 힘내 다시 힘내야지 하는 말로는


그 친구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을 거 같았다



도착을 하니 셋이 주로 어울려 다녔는데

그중 한 친구가 먼저 도착해 나를 맞이한다


들어가 인사를 하는 자리에

친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옅은 미소를 보이고

나와 또 한 친구를 맞이했다



어릴 적 친구의 어머님은 당뇨가 있으셨다

그래도 내가 그 어린 시절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면

뵜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병상에 계신 걸 본 적이 있었다


아무 말 못 하고 있는 내게

눈빛으로 안타까움을 말하고 있는 내게


친구가 먼저 입을 연다


모우(Mow)야 인냐 우리 엄마가

그래도 너는 기억하더라 너가 나 힘들 때

나 밥 사주고 차비 주고 걸어간 친구라고


우리 엄마가 기억하시더라


말없이 듣고 있다가

입을 열자니 눈이 뜨겁고

말을 하자니 어려웠다


그래, 엄마 돌아가실 때 있었냐는 내 질문에


친구가 내 표정을 보곤 울음을 참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

.

한 삼사십 분 동안 나는 말없이

그 친구가 하는 말을 들었다


인냐 우리 엄마가

나랑 내 동생 힘든께 살라고 가신 거 같아야

몇 년 동안 누워 계신께 아들들 고생시킨다고

먼저 가신 거 같어야


.. .

인냐 내가 어짠지 아냐

울 엄마한테 내가 엄마 엄마는

언제가 제일 좋았어?라고 물었는디

목도 아프고 힘이 없은께

말없이 웃기만 하시더라?

근디 나는 울 엄마 얼굴을 보니까 알 수 있잖아

좋았던 적이 없는 거야.

남편 그랬지 자식이라고 어릴 때부터 속 썩였지

자긴 매일 아파서 병원 왔다 갔다 하지 손녀 돌보지

계속 병원에만 있었고 좋았던 적이 없는 거야


….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나를 바라보던 친구의 얼굴을

보기가 어려워서 나는 눈을 잠시 감았었다


다시 떴을 때 친구도 진정이 좀 되었는지


그래서 내가 인냐

엄마 미안해 엄마..

지금 가는 그곳에선 이렇게 아프지 말고..


하며 말하는 내내 친구는 슬픔이 짙었고


모든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내 가슴도 먹먹함이 짙게 깔린다


무언가 말을 입으로 하기에 담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 슬픔의 무게에 내가 할 수 있는

위로의 말이란 게 있을까


나는 말없이 묵묵히 듣기만 하다

자리를 나갈 때쯤

담배 한 대 피우자 는 다른 친구의 부름에

우리 세명은 담배에 불을 붙였고


한 친구가 통화하러 간 사이

나 와 그 친구 둘이 있을 때

나는 그 친구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친구야 내가 하는 어떤 말이 네게

위로가 될 수 있겠냐 나 같아도 우리 엄마라면

.. 상상도 못 할 거 같다


그런데

네 엄마는 네가 있어서 좋았어.

너라는 아들이 있어서 네 엄마는 충분히 행복했어.


엄마는 너 때문에 많이 웃으셨고

그러니 스스로 자책하지 말았음 한다.


그리고 나는 친구에게


친구야 네 엄마는 천국 가셨어

너도 꼭 천국 가서 엄마 다시 보면 된다고

잠시 떨어져 있는 거라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말하는 내내

내 손을 끌어안고

꼬옥 잡는 친구에게서


나는 친구가 걱정이 되던

불안한 내 마음이

안심이 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밝은 모습 뒤에 가져진 그 슬픔을

닦아 줄 순 없겠지만


당신은 세상 그 누구보다 그 사람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이었고 당신 덕분에

행복했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슬픔의 무게를 가늠할 순 없지만

그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일요일 연재
이전 01화슬픔을 억누르려는 슬픔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