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간 그날의 일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빠져나간 바닷물 뒤에
젖은 모래가 남는다
오는 것과
가는 것에는
둘 다 젖은 모래가 남겨지듯
흔적이 남는다는 것
삶의 많은 순간들 속에
서른 초중반쯤. 만난
한 아이의 말을 되짚어본다.
사장님 저는 지금껏 여러 영역 중에
하나를 전문성 있게 하질 못해
남들처럼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는 그 아이 말에
마주 앉아 있는 이 사장님은
네가 보기에 한 가지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니 하고
물었었다.
그랬더니
사장님은 두루 잘 알고 그중에 한 가지도
잘하실 거 같아요 하고 했을 때.
나는 그렇지 못한다고 얘기했다
네가 보기에 그리보일지라도
나는 여러 가지를 두루 볼순 있어도
하나를 잘하진 못한다
그런데. 내가 네가 보기에
대단한 성공을 이루지 못해 보여도
이렇게 사장을 하고 있지 않니.
이런 유형은 흔히 리더자형이라고 부른다고 본다
리더자는 집단을 이끌 수 있어야 하기에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하지만
하나를 잘하는 직원을 두면 되고
그 직원들. 부서별로. 장단점을 분별해
그 사람들을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하나를 잘하려는 전문가보다
집단을 이끌려는 사람은
여러 가지를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너는 리더자가 돼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을 해주었을 때
그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걸 볼 수 있었다
헬렌켈러는 말했다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고.
그러면서 꿈을 가지라 하고
너의 꿈은 뭐니라고 물었을 때
사장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너는 분명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리더자가 되어있을 거라
말을 해주곤 여행 잘하고
다음에 보자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광주에서 제주도까지.
가서 만난 그 일은
꼭 우리 회사로 와줬으면 하는 것보다
그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을 때 해주기 위해서였다.
광주에서도 마실 수 있는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제주까지 간
값 진 커피 한잔은..
-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
밀물과 썰물이 지나간 자리에
잔잔하게 젖어든 모래처럼
흔적이 남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