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기록이란 걸 늦게 알아차린 사람
어느 날 문어를 그렸고 선생님이 문어를 따라 하며 웃어주셨죠. 스누피도 베껴 그리고요.
집 거실에 누워서 김충원 선생님의 <예쁘게 그려보자>를 따라 그리던 작은 제가 떠올라요.
이때부터 제 나름의 기록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그림일기 이후엔 제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기 시작했고, 성인이 된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종종 일기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이 흐름이 이어져 ‘필앤문’이라는 캐릭터를 세상에 내보이게 되었습니다.
계기가 된 키워드는 ‘기록’과 ‘편집’입니다.
캐릭터 수업을 듣던 어느 날, 문득 책상을 보다가
제가 책상 앞에서 기록을 한지가 너무 오래됐다는 걸 알았어요.
‘아차!’ 싶었지만 동시에 ‘이거다!’ 싶었어요.
일기, 스케쥴러, 다이어리... 기록의 형태는 다양하죠.
학생 때는 일기쓰기나 스케쥴링을 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흐지부지했다가 최근에 루틴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일기 그거 초등학교 때나 쓰고 마는 거 아니야?” 하실 수 있어요.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하하..)
그러다 마음이 힘들 때 털어놓을 작은 일기장을 마련하니 저를 더 돌봐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이가 어떻든 기록은 중요하구나 했죠.
그렇게 깨달았어요. 일기만이 기록이 아니구나.
저는 마음이 힘들 때든 좋을 때든 늘 그림을 그렸어요.
‘나를 위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을 때는 괴로웠고요.
누군가 필과 문을 통해, 자신을 기록하는 행동으로 조금 더 아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모토입니다.
글이든 그림이든, 자신을 위한 기록을 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올라올 작업기를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